러시아의 높이에 당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2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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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승 행진이 디펜딩 챔피언 러시아(세계랭킹 7위)에게 제지당했다. 한국은 높이와 파워에서 역부족이었다.

이미 16강이 겨루는 2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박삼용 감독의 한국여자대표팀은 2일 오후 일본 오사카시 중앙체육관에서 열린 2010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D조 조별리그 러시아와의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18-25 17-25 25-19 22-25)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3승1패를 마크, 이날 캐나다에 3-2로 이긴 터키와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률에서 앞서 조 2위를 유지했다. 러시아는 4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지난 대회(2006년) 우승팀 러시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러시아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41패로 절대 열세였다. 2004년 이후 5연패를 당했다.

박삼용 감독도 경기 전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는 강력한 우승 후보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러시아는 파워와 높이를 앞세워 한국을 공략했다.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보이며 빈틈이 없었다. 상승세의 한국도 러시아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1세트 중반까지는 접전이었다.

시소게임을 계속하며 한국도 희망을 부풀렸다.

하지만 18-18 동점에서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했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고, 높이를 앞세운 상대 공격이 잇따라 터지면서 내리 7점을 내줬다.

2세트에서도 한국은 기를 펴지 못했다.

상대의 속공과 연타 작전에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서 흔들렸고, 13-20까지 점수차가 벌어지며 2세트마저 내줬다.

한국은 3세트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8-8 동점에서 한송이의 공격과 김사니의 서브 에이스로 2점을 달아나며 주도권을 쥐었다. 상대는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실책을 연발했다. 한국은 기세를 올렸다. 16-10으로 달아난 뒤 러시아의 반격을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23-19에서 양효진과 정대영의 연속 블로킹으로 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서 한국은 선전했다. 중반까지는 대등했다.

한송이가 펄펄 날았고, 센터 양효진과 정대영의 속공 등이 성공하며 16- 16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러시아의 공격은 그 때부터 매서워졌다. 상대에게 서브 에이스를 허용한 것은 물론 연속된 레프트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20-24까지 점수차가 벌어지며 무릎을 꿇었다.

박삼용 감독은 “센터 김세영이 팔꿈치 부상이 있어 출전하지 못했다. 높이에서 밀린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러시아의 공격을 막지 못한 것은 라이트 쪽의 블로킹이 낮았기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 김세영의 결장이 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은 3일 오후 3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터키와 조별리그 마지막인 5차전을 갖는다.

오사카(일본)|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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