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동수단은 구단능력?…“KTX가 최고” “그래도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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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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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들 원정경기 비상…이란축구팀은 6일전 입국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송편 보름달 등을 꼽으며 추석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장거리 이동하는 사람들은 ‘교통정체’를 손꼽기도 한다. 실제로 추석 전후 전국의 도로는 극심한 정체로 평소보다 시간이 2, 3배 더 걸리기도 한다. 추석 연휴라고 하지만 프로축구와 프로야구가 쉬는 것은 아니다. 매년 추석 때 경기가 있어왔다. 그런 만큼 구단들은 추석을 앞뒤로 이동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원정경기가 항상 있는 만큼 이들에게 편안하고 빠른 이동은 경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 경기 6일 전 도착에 전세기까지

국내 프로축구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경기가 열린다. K리그 팀은 역대 최다인 4개 팀이 모두 올라와 있다. 공교롭게도 추석 당일인 22일 포항에서 포항-조바한(이란), 수원에서 수원-성남의 경기가 열린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K리그 수원과 포항은 행복한 편이다. 이동에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원정길에 오르는 팀은 상황이 다르다. 다행히 성남은 같은 수도권인 수원과 맞붙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길지 않다. 버스로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 23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밥과 경기를 갖는 전북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

K리그 팀보다 가장 신경을 쓴 팀은 포항과 맞붙는 이란의 조바한이다. 조바한은 한국의 추석 ‘귀성전쟁’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특별한 방법을 썼다. 보통 원정팀은 3, 4일 전 홈팀의 연고지에 온다. 그렇게 된다면 추석 연휴가 끼어서 서울에 도착해 포항까지 이동하는 데 곤란할 수 있다. 비행기 좌석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조바한은 이를 대비해 일주일 전 출발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23일 경기이지만 16일에 출발해 17일 한국에 도착한 후 곧바로 포항에 도착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2년 전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팀이 추석 연휴에 한국팀과 경기를 가졌다. 한국의 교통상황을 전해 듣고는 전세기를 띄워 인근 공항에 내리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 좋은 교통편 예약이 구단의 능력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잔여 경기가 추석 연휴에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는 가급적 경기 일정을 짤 때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도록 일정을 편성한다. 21∼24일에만 10경기가 열린다. 다행히 서울 또는 수도권 팀끼리, 가까운 지역의 팀끼리 대결한다. 이전에는 플레이오프 등이 열려 그런 안배를 할 수 없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보통 추석 연휴 때 선택하는 이동 방법은 KTX와 야간버스다.

SK 관계자는 “추석 연휴 때 교통수단 1순위는 KTX다. 이어 비행기 버스 순이다. 어떻게든 버스는 피하려고 한다”며 “명절 때 버스를 타는 건 구단 프런트의 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그것만은 막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KTX를 이용할 때는 짐은 미리 버스로 이동시키고 선수들만 KTX를 탄다.

대부분의 팀이 열차를 선호하지만 그래도 버스를 애용하는 팀이 있다. 롯데 관계자는 “다른 팀들이 열차와 비행기를 이용하지만 선수들이 불편해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스를 이용한다. 버스에서 선수들이 편하게 잘 수 있기 때문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을 예상해 미리 이동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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