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우는 퍼트’의 계절이 왔구나

스포츠동아 입력 2010-09-02 07:00수정 2010-09-0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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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골퍼 서희경 홍란 유소연 (왼쪽부터).
■ KLPGA 승부의 새 분수령

유리알 그린선 섬세한 퍼트 유리
서희경 유소연 홍란등 우승 찬스


올 시즌 KLPGA 투어는 13개 대회에서 12명의 우승자가 배출됐다. 양강 구도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됐던 유소연(20·하이마트)과 서희경(24·하이트)은 물론 홍란(24· MU스포츠) 등 KLPGA 투어의 강자들이 신예들의 공세 앞에 주춤하고 있다.

서희경은 미 LPGA 투어 기아클래식에서 우승하며 국내 무대에서도 탄력을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지만 아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유소연은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이후 여러 번 우승권에 있었지만 아직 2승을 거두지 못했다. 홍란도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마수걸이 우승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위협적인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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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향 평준화? 세대교체?

상위권 그룹이 주춤한 틈을 타 안신애(20·BC카드), 조윤지(19·한솔), 김보배(23·현대스위스저축은행), 김혜윤(21·BC카드), 양수진(19·넵스), 이정민(18·삼화저축은행), 함영애(23·세계투어)는 물론 아마추어 배희경(18·남성여고3)까지 무려 8명의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했다. 조윤지와 김혜윤, 이정민은 투어데뷔 첫 해에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리며 투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투어 2년차 안신애와 이보미의 약진도 돋보인다. 안신애는 히든밸리여자오픈과 하이원리조트컵 SBS채리티오픈에서 시즌 2승을 거두며 다승부문 선두다. 상금랭킹과 대상포인트 부문은 물론 평균 퍼팅수에서도 1위다. 지난 시즌 2009 넵스마스터피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이보미 역시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꾸준히 톱10에 진입하며, 톱10피니시율 1위를 기록했다. 평균타수(70.76)에서도 서희경(70.95)을 제치고 1위다.

KLPGA투어 한명현 수석 부회장은 “하반기 대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상위권 선수들이 약간 주춤한데다, 2년 주기로 이뤄지는 세대교체의 시기가 절묘하게 맞물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세대교체의 시작인지의 여부는 아직 판가름하기 어렵다.

● 진짜 승부는 9월 이후부터

KLPGA 투어는 아직 긴 승부를 남겨놓고 있다. 여름 시즌이 끝나는 9월 이후에 열리는 대회만 10개다.

9월 이후를 승부의 새로운 분수령으로 보는 이유는 바로 ‘그린’ 때문이다.

신예들의 반란이 절정에 달했던 7, 8월은 그린 관리가 가장 어려운 계절이다. 잦은 비와 무더위로 그린은 느려졌고, 섬세한 퍼트감각을 살리기 힘들었다. 이른바 과감하게 ‘때리는 퍼트’를 하는 선수들이 득세했다.

그런데 서희경, 유소연, 홍란 등 올 시즌 KLPGA 투어의 ‘지존’ 자리를 노리고 있는 선수들은 이런 퍼트를 하지 않는다. 이들은 선수들 사이에 통용되는 표현인 ‘태우는 퍼트’를 하는 선수들이다. 라이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공이 홀에 흘러가도록 하는 섬세한 퍼트를 하는 스타일이다.

이들은 샷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번번이 짧은 퍼트를 미스하면서, 리듬이 끊겨 우승 찬스에서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9월 이후 그린이 단단해지고, 날씨가 선선해져 그린 잔디를 짧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대회 코스는 유리알 그린으로 변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때리는 퍼트를 하는 선수들에게는 불리한 반면 태우는 퍼트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흔히 골프에서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한다. 그린 정복으로 상금여왕 탈환을 노리는 관록파 선수들이 하반기 어떤 반전을 일으키며 ‘지존’의 명성을 이어갈지 기대해보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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