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라고? 하늘이 노래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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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규정 강화 8강까지 승계돼
퇴장 걱정에 플레이 위축
경고 많은 스위스-미국 등 비상

남아공 월드컵에 ‘경고 주의보’가 내려졌다.

32개국 출전 팀이 적어도 한 경기씩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 17일 오전 현재 17경기에서 47개의 옐로카드가 나왔다. 경기당 2.76개꼴로 아직 조별리그 경기임을 감안할 때 높은 수치다.

이번 월드컵은 경고 규정이 강화돼 각 팀에는 특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대회 바뀐 규정 중 핵심적인 것은 조별리그에서 받은 옐로카드가 8강 경기까지 승계된다는 것.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조별리그 경고가 16강 진출 시 승계되지 않았다. 이는 조별리그에서도 선수들의 비신사적 행동을 막겠다는 국제축구연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옐로카드가 무서운 것은 한 경기에서 두 번 받은 선수는 경고 누적으로 바로 퇴장 조치돼 엄청난 전력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한 경기에서 경고를 받은 선수는 다른 경기에서 두 번째 경고를 받을 경우 한 경기 출전을 못하게 돼 역시 전력 손실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퇴장은 경고 누적 3번을 포함해 모두 5번 나왔는데 대부분 팀 패배로 연결됐다. 개최국 남아공은 17일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31분 골키퍼 이투멜렝 쿠네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이는 바람에 0-3으로 크게 패했다.

13일 알제리는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공격수 압델카데르 게잘이 후반 14분과 28분 경고 두 번을 받고 퇴장당한 뒤 상대에게 골을 내줘 졌고 같은 날 세르비아도 가나전에서 수비수 알렉산다르 루코비치가 후반 29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뒤 골을 내줘 0-1로 졌다.

한국 대표팀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하석주가 전반 28분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2분 뒤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하는 바람에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퇴장당한 선수는 다음 한 경기 출전이 금지되며 옐로카드를 받은 선수는 경고 누적에 대한 걱정으로 플레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감독으로서도 경고를 받은 선수를 출전시키기 부담스럽다.

포르투갈이 코트디부아르와의 첫 경기에서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받은 경고를 취소해 달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 호날두는 15일 이 경기 전반 21분 상대 수비수 기 드멜에게 태클을 당한 뒤 말싸움을 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스위스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꺾기는 했지만 골키퍼 디에고 베나글리오를 포함해 4명이나 옐로카드를 받아 나머지 두 경기가 걱정이다. 잉글랜드, 프랑스, 미국은 첫 경기에서 3명씩 옐로카드를 받은 상태다. 현재까지 출전국 가운데 북한만 옐로카드를 한 장도 받지 않았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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