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양보없는 주전경쟁… “나만의 최고 신체부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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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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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휘 [머리] 박지성 [폐] 차두리 [가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태극전사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졌다. 최종 엔트리(23명) 진입은 물론이고 주전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에서 남들보다 한발 앞선 장점이 있다는 건 든든한 보험.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는 건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라며 스페셜리스트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렇다면 대표팀 내 최고의 스페셜리스트에는 누가 있을까. 그 주인공을 알아보기 위해 선수들에게 ‘신체 부위별 대표팀 내 최고’가 누구인지 물어봤다.

○ ‘머리’ 곽태휘, ‘눈’ 김정우…

최고의 머리로는 곽태휘(교토 상가)가 단연 첫 손가락에 꼽혔다. 장신(185cm)에 탁월한 점프력까지 갖춘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는 어떤 상황에서도 공중 볼을 안정적으로 걷어내 동료들로부터 ‘황금 머리’로 불렸다. 대표팀 막내 이승렬(서울)은 “공중 볼로는 태휘 형을 절대 뚫을 수 없다. 헤딩으로 득점도 많이 하지 않느냐”며 곽태휘를 꼽은 이유를 밝혔다.

체격(181cm, 71kg)은 크지 않지만 뛰어난 축구 지능으로 중앙 수비수 한 자리를 꿰찬 조용형(제주)은 최고의 뇌로 선정됐다. 허 감독으로부터 “위치 선정만큼은 국내 최고”라는 칭찬을 받은 그는 영리한 수비력을 앞세워 홍명보(올림픽대표팀 감독)를 잇는 대표 수비수로 성장했다.

김정우(광주)는 선수들로부터 ‘독수리 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넓은 시야로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며 공간을 잘 활용하기 때문.

최고의 입은 A매치 출장만 129경기에 이르는 백전노장 골키퍼 이운재(수원)의 몫. 순발력과 민첩성은 전성기보다 약간 떨어졌지만 수비 조율 능력만큼은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 수비수들은 그를 두고 “경기장 안에선 쉴 새 없이 수비 위치를 잡아주는 제2의 감독, 경기장 밖에선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형”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고의 가슴은 누가 가졌을까. ‘폭주 기관차’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주인공이다. 유럽의 장신 공격수들과 부딪쳐도 전혀 밀리지 않는 넓고 탄탄한 가슴을 지녔다는 게 그 이유.

○ ‘산소 탱크’ 박지성은 최고의 폐

최고의 심장과 폐를 가진 선수로는 ‘터프가이’ 김남일(톰 톰스크)과 ‘산소 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이름을 올렸다. 몸을 사리지 않는 터프한 수비로 이름 높은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최고의 강심장을 가졌다는 평가. 박지성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월등한 지구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성용(셀틱)은 “실제로 같이 뛰어 보면 말로만 듣던 지성이 형의 엄청난 활동량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탄했다.

김재성(포항)은 최고의 엉덩이를 가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사우나에서 그의 엉덩이를 본 동료들은 “탄탄한 말 궁둥이 같다”는 부러움 섞인 찬사를 던진다고.

하이라이트인 왼발과 오른발의 달인은 누구일까. 왼발의 주인공으론 염기훈(수원)이 뽑혔다. 그의 왼발 킥은 각도와 스피드, 힘의 3박자를 갖춘 예술이란 평가. 골키퍼 정성룡(성남)은 “기훈이 형의 왼발 슛은 워낙 날카롭게 떨어져 알면서도 막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른발의 주인공은 기성용이었다. 정확한 볼 키핑에 이은 폭발적인 중거리 슛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축구 선수로는 드물게 인 프런트와 아웃 프런트, 짧은 거리와 긴 거리 슛 모두 수준급이라는 점도 선수들이 그를 뽑은 이유다.

노이슈티프트=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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