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다 나았는데 속은 바짝바짝 독기 품은 황재균 “3루는 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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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7시 00분


김민우에 내주고 아뿔사 연일 훈련욕심 부활선언

황재균. 스포츠동아 DB
황재균. 스포츠동아 DB
“나가기만 하면 다 죽었어요.”

이제 겨우 3경기. 하지만 황재균(넥센)은 독기를 품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개막 이후 줄곧 김민우를 선발 3루수로 출장시켰다. 시범경기 말미 왼 손목 부상을 당한 황재균을 보호하는 차원도 있지만, 김민우가 불방망이와 호수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일본 가고시마캠프 때부터 자발적으로 야간훈련을 소화하던 선수”라며 흐뭇해했다.

김민우가 3루뿐만 아니라, 2루수와 유격수까지 소화하는 유틸리티 내야수라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팀내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특히, “이제 손목은 하나도 안 아프다”고 밝힌 황재균의 속은 타들어간다.

3할과 20홈런, 아시안게임 대표선발까지. 올 시즌을 앞두고 세운 목표가 많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솔직히 팀으로 봤을 때는 플러스지만, 내 자리를 뺏겼는데 좋아할 선수가 어디 있느냐”며 부활을 선언했다.

1일 목동 두산전을 앞둔 넥센의 프리배팅. 이명수 타격코치는 훈련욕심을 내는 황재균을 보고, “왜 그렇게 많이 치려고 하느냐?”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마침, 타격밸런스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선의의 경쟁자’ 강정호까지 합세해 훈련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황재균은 우천 취소 소식이 들리자, “앗∼ 싸”라고 짧은 탄성을 지르며 간만에 환한 웃음을 내보였다. 난시 때문에 안경을 쓰는 황재균은 시야 확보가 어려운 우천 경기를 특히 싫어한다. “이제 3경기 했는데요, 뭘. 제 자리 찾아야죠.” 빗속에 잠시 묻어둔 황재균의 승부근성은 2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LG와의 3연전을 겨냥하고 있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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