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강 서희경 세계서도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LPGA KIA클래식 초청선수로 출전 우승… 한국계 톱10에 6명 기염

환한 미소가 예쁜 서희경(24·하이트)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난 연말 중국 샤먼에서 열린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이 끝났을 때였다. 지난해 한국 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5관왕을 차지한 서희경은 2010시즌 개막전인 이 대회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최종 3라운드에서 3연속 보기를 해 연장으로 끌려간 세 번째 홀에서 연이은 칩샷 실수로 트리플 보기를 해 라이벌 유소연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서희경은 “자만하지 말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로부터 3개월 가까이 절치부심했던 그가 국내 최강을 넘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챔피언에 등극했다. 서희경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즈배드의 라코스타골프장(파72)에서 끝난 KIA클래식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초청 선수였던 그는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코리아 군단에 시즌 첫 승을 안겼다. 우승 상금은 25만5000달러(약 2억8950만 원).

이로써 범띠 서희경은 자신의 해를 맞아 올 시즌부터 2년 출전권을 얻어 미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자격을 얻었다. 당초 해외 진출 계획이 없던 그는 “좋은 기회가 와서 고민된다. 다음 주까지 결정해야 한다. 국내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해외 진출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2년간 11승을 거둔 그는 국내에서 최강의 자리를 확실하게 굳힌 뒤 더 큰 무대를 향하겠다는 것.

서희경은 1, 2월에 7주 동안 미국 하와이에서 쇼트게임과 근력을 강화하고 아크가 큰 스윙을 간결하게 줄이면서 정확도를 높인 효과를 봤다. 서희경은 “하와이에서 만난 양용은 프로에게 벙커 샷과 러프에서 쳐도 공을 세우는 방법을 배운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희경은 8번홀(파5)과 14번홀(파4)에서 칩샷 버디를 2개나 낚을 만큼 절정의 쇼트게임을 보여줬다. 퍼트 수는 23개에 불과했다.

서희경은 4월 1일 개막하는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는 지난해 국내 상금왕 자격으로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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