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자, 하승진 올 때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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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품은 KCC, KT에 설욕
챔프전 진출 1승만 남겨

“선수들이 아주 독기가 올랐어요.”

KCC 가드 임재현은 25일 홈코트인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2차전에서 65-92로 대패하자 동료들이 모멸감을 느껴 설욕에 대한 각오가 대단하다는 것.

그의 말대로 이날 KCC 선수들은 상대보다 더 독했고 결국 71-67로 이겼다. 이로써 KCC는 2승 1패로 앞서며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하승진 없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 보겠다”고 했던 KCC 허재 감독은 ‘괴물 센터’ 하승진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4차전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2차전에서 KT의 강압 수비에 밀려 힘 한번 못 쓰고 졌던 허 감독은 이날 같은 수비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선수들은 상대가 하프라인을 넘을 때부터 악착같이 따라붙었다. 공을 잡은 상대 선수는 더블 팀(두 명이 한 명을 수비)으로 가로막았다. 때론 세 명이 에워싸기도 했다.

1쿼터에 KT의 공격을 16점으로 막는 한편 19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린 KCC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고 3쿼터 종료 28초 전 아이반 존슨이 나이젤 딕슨을 앞에 두고 3점 슛을 성공시켜 57-45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양 팀의 수비 대결은 치열해 41개의 파울을 주고받았다. 양 팀은 15개씩 턴오버를 했다. 가로채기도 18개(KCC 11개) 나왔다. 2차전에서 KT 신기성에게 꽁꽁 묶였던 전태풍은 이날은 밀착 수비를 당하면서도 17득점, 6어시스트, 3가로채기로 활약했다. KT 전창진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 상대의 기에 눌렸다”고 말했다. KT는 조동현이 종료 31초 전 3점슛을 성공시켜 67-70으로 따라붙고 상대 공격 실패로 10여 초 전 다시 공격권을 되찾았지만 조동현의 3점슛이 실패하고 리바운드 과정에서 딕슨이 파울을 하는 바람에 마지막 기회가 무산됐다.

전주=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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