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기적의 레이스’ 세계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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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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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5000m 은 이어 금 수확

이승훈. 스포츠동아 DB
이승훈. 스포츠동아 DB
쇼트트랙 선수 전향 7개월만에 쾌거
10000m 올림픽기록도 0.37초 당겨
장거리 새 강자…“기록행진 놀랍다”


‘7개월의 기적’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이승훈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역사를 올림픽 빙판위에 썼다.

이승훈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8초55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이미 5000m 은메달로 자기 몫을 200% 다했지만 1만m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전 세계에서 ‘기적의 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6명의 참가자 중 5조 인코스에 편성된 이승훈은 약 150m를 남겨놓고 함께 뛴 네덜란드 아르젠을 1바퀴 이상 추월하는 놀라운 레이스로 올림픽신기록을 세웠다.

마지막 8조에 세계기록 보유자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가 있었지만 코치의 코스 착각으로 실격되면서 금메달이 확정됐고 이승훈은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이승훈 전까지 아시아 선수는 올림픽 1만m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일본 시라하타 게이지가 세운 4위가 최고성적이었다. 그러나 스피드스케이트화를 신은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철저한 무명 선수가 7년 묵은 올림픽기록을 0.37초 앞당기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훈은 이번 밴쿠버올림픽이 세계대회 첫 1만m 출전이었다. 지금까지 공식경기 경험도 단 두 번에 불과했다. 특히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첫 1만m 출전이후 올림픽까지 놀라운 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승훈은 첫 번째 레이스였던 작년 12월 전국빙상선수권대회에서 14분01초64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두 번째 도전은 1월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아시아선수권대회로 13분21초04의 한국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다시 1개월 후 밴쿠버에서 올림픽신기록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3개월 동안 무려 1분 이상 단축된 놀라운 금빛 질주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3개의 금메달을 함께 수확한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은 같은 07학번으로 각별한 친구다. 모두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 한국은 밴쿠버를 시작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으로 떠올랐고, 한국은 사상 5번째 500m와 1만m를 동시에 제패한 국가가 됐다.

밴쿠버(캐나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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