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축구 오늘 개막… 4개국 사령탑의 ‘4색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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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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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허정무… 제2 이청용 찾아라
일본 오카다… 빠른 공격전환 승부
중국 가오훙보… 공한증 탈출 기회로
홍콩 김판곤… ‘홍콩의 히딩크’ 의지

《6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제4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는 대회 본선에 자동 출전한 한국, 일본, 중국의 ‘한중일 축구 삼국지’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한국의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홍콩이 예선에서 북한을 꺾고 본선에 올라 눈길을 끈다. 독특한 색깔과 이력을 지닌 4개국 사령탑을 조명한다.》
○ 부드러운 카리스마

한국 허정무 감독(55)은 같은 수비수 출신인 일본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54)과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 두 감독 모두 예전에 한 번씩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가 실패한 뒤 2007년 12월 7일 복귀했다.

허 감독은 오카다 감독과 2008년 2월 열린 제3회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만나 1-1로 비겨 승부를 못 냈다. 바둑 아마 4단인 그가 제일 좋아하는 바둑 철학은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내 삶을 먼저 도모한 뒤 적을 죽인다는 이 전술은 축구에도 그대로 적용돼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전술을 지향한다. 허 감독은 대표팀 복귀 뒤 기성용, 이청용 등 신세대들을 과감하게 발탁해 대표팀 핵심 선수로 키워내며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 그라운드의 인텔리

오카다 감독은 1997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도중 일본 대표팀을 맡아 일본의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서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2003년부터 2년 연속 프로팀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J리그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회생했고 2007년 말 이비차 오심 전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레 물러나자 후임으로 발탁됐다. 명문 와세다대에 시험을 치르고 입학한 인텔리지만 선수 경력은 보잘것없어 선수들을 장악하지 못하고 수비 지향적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이번 월드컵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는 그는 세밀한 플레이, 빠른 공격 전환을 강조한다.

○ 절벽에 몰린 ‘중국의 차범근’

지난해 5월 중국 역대 최연소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한 가오훙보 감독(44)은 1985년부터 1998년까지 프로 무대에서 332경기 45골을 기록한 중국의 간판 스트라이커. 2007년 창춘 야타이를 중국 슈퍼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대표팀 감독 부임 뒤 독일과 1-1로 비기고 이란을 1-0으로 꺾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중국 내에선 외국인 감독의 선호도가 높아 이번 대회가 기로다. 특히 중국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한국과의 대결은 그에게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이자 위기인 셈.

○ “대단한 도전” 의지 불태워

부산 아이파크에서 코치를 지낸 김판곤 감독(41)은 2008년 말 홍콩 프로팀 사우스 차이나를 아시아축구연맹(AFC)컵 4강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홍콩 대표팀을 맡아 8월 동아시아선수권 예선에서 북한을 꺾고 7년 만에 홍콩의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그가 맡은 23세 이하 팀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경기 조별리그에서 내셔널리그 선수로 구성된 한국을 4-1로 이기고 결승에서 일본을 4-2로 꺾었다. 공격수 출신답게 홍콩 팀을 공격 지향적인 팀으로 쇄신한 그는 이번 대회가 “대단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도쿄=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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