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르브론 제임스의 덩크 콘테스트 불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26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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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최고의 덩크 슈터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킹’르브론 제임스(26)다. 203cm의 장신에 폭발적인 스피드와 점프력은 가공할 만하다. 제임스는 매 경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덩크슛을 터뜨린다. 그러나 제임스는 NBA의 공식 덩크슛 1인자는 아니다. 2003년 NBA에 입문한 뒤 한차례도 NBA 올스타 덩크 콘테스트에 출전하지 않았다.

올해 NBA팬들은 7년 경력의 제임스가 2월 14일(한국시간) 북미풋볼리그(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올스타게임 덩크슛 경연에 나올 것으로 굳게 믿었다. 지난해 올스타게임 때 올해는 출전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주 NBA가 발표한 덩크 콘테스트 명단에 제임스는 없었다. 팬들의 실망은 매우 컸다.

2010년 덩크 콘테스트 출전자는 디펜딩 챔피언 네이트 로빈슨(뉴욕 닉스)을 비롯해 샬럿 봅캐츠의 제럴드 월리스, LA 레이커스의 새넌 브라운, LA 클리퍼스의 에릭 고든, 토론토 랩터스의 드마르 드로잔 등 5명이다.

사실 NBA 최고 플레이어로 군림했던 스타들은 거의 덩크 콘테스트를 거쳤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현역 최고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개인기가 뛰어난 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 가공할 점프력의 드와이트 하워드(올랜도 매직) 등은 팬들에게 화려한 덩크 콘테스트를 선보이며 이 부문 1인자로 인정받았다. 2차례 챔피언에 오른 조던은 1988년 도미니크 윌킨스(애틀랜타 호크스)와 덩크 콘테스트 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펼친 진정한 ‘농구황제’였다.

원래 덩크 콘테스트는 NBA와 맞섰던 ABA가 1976년 팬들의 인기를 끌기 위해 처음 시도했다. 이 해에 미국대학농구(NCAA)도 덩크슛을 합법화했다. 종전에는 규칙 위반이었다. 1976년 NBA에 흡수된 ABA에는 줄리어스 어빙, 데이비드 ‘스카이워커’ 톰슨 등 당시 덩크슛에 관한 한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모여 있었다.

1976년 ABA 대회 이후 중단됐다가 1984년 올스타게임 슬램덩크슛으로 부활됐다. 덩크슛 경연의 부활로 많은 팬들은 올스타게임을 손꼽아 기다렸던 게 사실. 1984년 NBA 덩크 콘테스트의 초대 챔피언은 래리 낸스(피닉스 선스)였다. 당시 양손에 볼을 쥐고 잇달아 덩크슛을 성공해 높은 점수를 얻었다.

1986년에는 170cm의 단신 스퍼드 웹(애틀랜타 호크스)가 덩크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1992년 세드릭 세발로스는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리고 덩크에 성공해 1984년 낸스 이후 피닉스 선스 선수로는 2번째 챔피언이 됐다. 1996년 텍사스 알라모돔에서 벌어진 경연에서는 브렌트 베리(LA 클리퍼스)가 백인으로는 유일한 덩크슛 1인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해마다 벌어지는 덩크 콘테스트에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지 않고 스타플레이어들이 불참해 팬들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1998년에는 대회 자체를 취소했고, 1999년에는 선수단 파업으로 올스타게임도 열리지 못했다.

2년 만에 대회가 부활한 2000년 빈스 카터는 공중에서 체공한 상태에서 가랑이 사이로 볼을 돌려 덩크에 성공해 심판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챔피언에 올랐다. 카터는 이밖에도 호쾌한 360도 풍차 덩크 등 화려한 묘기를 선보였다. 카터의 덩크 묘기는 역대 톱5에 꼽힌다. 1997년 챔피언 코비 브라이언트도 가랑이 사이 덩크슛으로 유명하다.

제임스가 현역 최고의 덩크 슈터이면서도 대회에 불참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덩크 콘테스트에 출장했을 때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 못하면 망신이다. 아울러 남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덩크를 선보여야 한다. 제임스에게는 심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부상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덩크 경연에 스타플레이어들이 불참하는 이유가 부상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 홈런더비에 스타플레이어들이 불참하는 이유도 똑같다.

지난주 덩크슛 출전자 명단이 발표된 뒤 클리블랜드의 샤킬 오닐은 “전 챔피언들인 코비 브라이언트, 빈스 카터가 출전하고 나도 덩크슛에 나가겠다. 그럴 경우 내가 제임스를 설득해보겠다. 스폰서를 통해 기금을 조성해 아이티에 구호성금으로 내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오닐은 체중이 무거워 화려한 덩크슛을 시도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제임스는 과연 현역에 머무는 동안 덩크슛 콘테스트에 나올 수 있을지, 그게 궁금하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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