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스포츠대상]국내 프로스포츠 최고의 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1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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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허 감독!"

2009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이 열린 21일 웨스틴조선호텔. 프로농구 KCC 허재 감독(44)은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자신을 "야~"라고 부를 사람이 누가 있나. 뒤를 돌아보자 프로야구 삼성의 선동열 감독(46)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두주불사 애주가인 둘은 1980년대부터 종종 만나 술자리를 함께 한 선후배 사이다. 당시 이들과 술자리를 함께 했던 강동희 동부 감독은 "새벽 4시가 넘어 신사동 포장마차에서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는데 날이 새도록 마셔도 두 명 모두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국보 투수'와 '농구 대통령'의 술 대결은 무승부였던 셈이다.

여자배구의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을 일군 '나는 작은 새' 조혜정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56)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농구 은메달의 주역 박찬숙 대한체육회 여성체육위원회 위원(50)도 "언니" "동생"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은 프로 종목 감독과 선수, 프런트가 한 자리에 모인 스포츠인들의 축제였다. 동아스포츠대상은 프로야구,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 남녀 프로배구, 남녀 프로골프 등 국내 5대 프로 스포츠(8개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한국 스포츠 최초의 시상식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이동국(30·전북)은 "컨디션 점검을 위해 가끔 골프를 치는데 올해 남녀 프로골프를 평정한 배상문과 서희경 선수를 직접 보게 돼 너무 흥분됐다"고 말했다.

수상자 결정 방식 역시 획기적이다. 사상 최초로 선수들이 직접 수상자를 선정하도록 했고, 누구에게 투표했는지까지 상세하게 공개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기록뿐 아니라 함께 뛰는 동료 선수들의 성품까지 고려한 만큼 수상자로 선정된 주인공으로서는 영광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자 프로골프 올해의 선수 서희경(23·하이트)은 "큰 상을 준 동료 선수들과 앞으로 필드에서건 밖에서건 더 친하게 지내겠다"고 했다.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김상현(29·KIA)도 "올해 많은 상을 받았지만 동료 선수들로부터 인정받아 더욱 뜻 깊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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