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월드컵 본선서 어느 팀도 맡지 않을 것"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8일 02시 27분


코멘트
히딩크 [스포츠동아 DB]
히딩크 [스포츠동아 DB]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오른 어느 팀의 감독도 맡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거취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거스 히딩크(63)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에서 어느 팀의 지휘봉도 잡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히딩크는 8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어느 클럽팀, 축구협회 등과 계약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야기조차 나누지 않았다"며 "러시아 측으로부터 계속 감독직을 유지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거절한 상태"라고 밝혔다.

내년 6월 말 러시아와 계약이 종료되는 히딩크 감독은 지난달 19일 슬로베니아와의 2010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져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러시아 대표팀을 사임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나이지리아 또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았다. 영국 언론은 지난 2월 임시 감독을 맡았던 영국 축구 클럽 첼시의 기술 고문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터키 언론은 남아공 월드컵 진출 실패로 조기 사임한 파티흐 테림(56) 감독 대신 히딩크가 내년 초 터키 대표팀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설레발을 쳤다.

그러나 히딩크는 모든 러브콜을 고사했다. 러시아를 이끌고 유로2008 4강신화를 일궈냈지만, 학수고대하던 월드컵 본선에는 올려 놓지 못한 미안함과 상실감이 큰 탓이었다.

히딩크는 "러시아가 남아공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하는데 실패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 5일 조 추첨식을 보면서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슬로베니아전에서 패한 이후 황폐함과 실망감은 엄청났다. 그 이후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히딩크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을 지닌 팀들을 맡아 조련해왔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개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마법사' 히딩크의 매직을 노리려는 몇몇 본선 진출국이 히딩크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이에 대해 히딩크는 "거의 모든 팀들이 현재 감독과 월드컵 최종예선 관문을 통과해 남아공 본선 무대에 안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수의 본선 진출팀들이 나에게 감독직을 맡아달라고 한다면 거절할 것이다. 이유는 내가 최종예선부터 이끌어 오던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히딩크는 마지막으로 그동안 애정을 쏟았던 러시아 축구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그는 "곧 러시아 대표팀 사령탑이 바뀔 것이다. 그 결과 러시아 축구에 대한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거스 히딩크.스포츠동아 DB)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