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드래프트 강행… 왜?

“샐러리캡 위반 판단 불가”

WKBL 2010 신인 드래프트가 18일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신세계와 우리은행이 불참한 가운데 4개구단 관계자들이 드래프트 참가선수들의 기록을 체크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WKBL, 신인선수 피해우려
신세계, 향후 대응방법 결정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1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신세계와 우리은행이 불참한 가운데 신인 드래프트를 강행했다. 신세계는 이미 17일 “WKBL이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9억) 규정을 어긴 구단에 먼저 제재를 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드래프트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우리은행은 보이콧 이후에도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WKBL은 “신세계가 샐러리캡 초과분이라고 주장하는 금액은 우승 보너스와 승리수당 등 형태로 준 것이기 때문에 규정 위반에 대한 판단이 불가하다”며 드래프트를 강행했다. 3일에도 한 차례 연기됐던 드래프트가 더 늦어질 경우 고교졸업예정선수들이 피해를 본다는 대의 때문이었다. WKBL은 문제가 표면화될 조짐이 보이자 9월 ‘승리 수당의 경우 샐러리캡의 30%% 이내, 우승 수당은 연맹 시상금의 400%% 이내로 제한한다’는 규정을 뒤늦게 만들었다.

드래프트 강행 후 신세계 허인철 단장(49·신세계 부사장)은 “(신세계가 농구단을 접기 위해 명분을 만든다는 소문은) 반대편이 흘리는 낭설일 뿐이며, 우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못 박은 뒤 “WKBL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대응방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숭의여고 센터 허기쁨(185cm)이 전체 1순위로 국민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4개 구단은 19명의 드래프트 참가자 중 3명씩 총 12명을 지명했다. 드래프트 사상 최소 선발인원과 타이.

선수수급이 끊긴 신세계와 우리은행의 코칭스태프는 답답한 모습이었다. 이날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전을 앞두고 신세계 조동기 코치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선수가 4명인데, 어떻게 팀을 꾸려갈지 막막하다”며 “내가 성전환수술이라도 해서 선수로 뛰어야 할 판”이라며 씁쓸한 농담을 던졌다.

부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