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야 잘했어…챔프반지는 내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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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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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스포츠동아 DB
박찬호. 스포츠동아 DB
‘아쉽지만 잘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6)가 끝내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하고 2009시즌을 아쉽게 마쳤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불펜투수 박찬호는 5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계속된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3-7로 뒤진 6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뉴욕 양키스 상위타선을 1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꿈의 월드시리즈 무대를 마감했다.

6차전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필리스가 승리할 것으로 점쳤다. 상대 파트너 앤디 페티트는 3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따라서 7차전 승부로 이어질 경우 필리스의 2년 연속 우승도 가능해 박찬호의 월드시리즈 반지가 기대됐으나 마르티네스의 초반 난조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박찬호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친 진한 아쉬움 때문인지 경기가 끝난 뒤 한참 동안 덕아웃에 팔을 얹고 양키스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넋이 빠진 듯 지켜봤다.

6회말 1사 1루서 등판한 박찬호는 톱타자 데릭 지터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4, 5차전의 호투를 이어갔다. 이어 허벅지 부상을 당한 조니 데이먼을 대신해 4회부터 좌익수 수비를 맡은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를 우익수 플라이로 막아 6회를 끝냈다. 7회에는 선두타자 마크 테셰라를 볼카운트 2-2에서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볼카운트 2-1의 유리한 상황에서 4번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3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빠지는 강습 좌전안타를 허용하고 좌완 스콧 에어로 교체됐다.

4타자를 맞아 17개(스트라이크 11개)의 볼을 던졌고 6회 헤어스턴 주니어에게 뿌린 초구가 시속 152km로 측정됐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6km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15년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박찬호는 4차례 구원등판에서 3.1이닝 2안타 1볼넷 3탈삼진, 방어율 0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6차전은 이로써 박찬호에게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피칭이 될 수도 있는 무대가 됐다. 앞으로 보름 후 프리에이전트(FA)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는 박찬호의 필리스 잔류 여부는 쉽게 파악이 어렵다. 구단은 재계약할 뜻이 있다는 의사를 비쳤으나 올해 구원투수로서 성공을 거둔 터라 FA 시장에서 자신의 몸값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반지를 원한다면 필리스 잔류가 유리하다. 필리스의 현 전력은 내년 시즌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고 플레이오프 진출도 유력하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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