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神의 도박? 野神의 묘수?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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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빅3 김광현-송은범-전병두 빼고 ‘무명’ 박현준-이한진 PO엔트리 파격 발탁

“두산타자들 사이드암에 약해
낯선투구 무기로 곰 잡는다”

SK는 7일부터 시작되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뛸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32승을 합작한 김광현(12승) 송은범(12승) 전병두(8승)를 뺐다. 대신 낯선 이름의 박현준과 이한진을 11명의 투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러자 팬들 사이에서는 SK 김성근 감독의 닉네임인 ‘야구의 신’과 연결지어 “이건 또 무슨 신의 묘수냐” “파격이다”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부상이 이유라지만 원투 펀치와 마무리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건 뜻밖이다. 김성근 감독은 게리 글로버(9승 3패), 가도쿠라 겐(8승 4패), 고효준(11승 10패) 등을 선발 투입한 뒤 특유의 벌떼 마운드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박현준과 이한진은 한국시리즈 2연패로 위력을 입증한 ‘김성근식 통계야구’가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을 위해 내놓은 새로운 ‘파워 데이터’인 셈이다. 박현준과 이한진은 사이드암스로 투수다. 신인인 박현준은 정규 시즌에서 17이닝을 던져 1패만, 이한진은 승패 없이 4와 3분의 2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둘은 선발로 나선 적이 한 번도 없고, 3이닝 넘게 던져본 적도 없다. 정통파가 아니라 옆으로 던진다는 것 이외의 특징을 찾기 어렵다.

두산 타자들은 올 시즌 사이드암스로와 언더핸드스로 투수에 약점을 보였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선발 라인업 중 정규 시즌에서 사이드암스로 투수를 상대로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김현수(0.400)와 김동주(0.370)뿐이다. 두산의 기동력 야구를 이끄는 고영민(0.176) 이원석(0.189) 민병헌(0.250) 이종욱(0.250)은 약점을 보였다. 주전 포수 용덕한(0.200)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박현준과 이한진은 선발 요원이 아니기 때문에 승부처마다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은 두산 타자들이 약한 사이드암스로 투수인 데다 상대 타자들의 눈에 공이 익지 않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맞대결 횟수가 적은 타자와 투수가 만나면 투수가 절대 유리하다는 게 박 위원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때 당시 신인으로 정규 시즌 성적 3승 7패에 그쳤던 김광현을 그해 다승왕 다니엘 리오스(22승 5패)와 맞대결시켜 재미를 봤다. 박현준과 이한진이 어떤 성과를 낼지가 이번 플레이오프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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