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플러스] 금민철, 휘어 꽂히는 ‘뱀직구’ 알고도

  • 입력 2009년 10월 1일 0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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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서 롯데 조정훈의 스플리터(포크볼)가 잠실을 강타했다면 2차전에서는 두산 금민철(사진)의 ‘내추럴직구’가 단연 돋보였다. 금민철이 프로데뷔 5년만에 최고의 피칭을 해냈다. 1차전 승리를 내주며 롯데에 기선을 제압당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오른 금민철은 포스트시즌 첫 선발등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침착했다.

6이닝 6안타 무실점. 프로입단후 첫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준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해냈다. 롯데 타자들은 금민철의 내추럴직구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2차전 구심을 맡은 임채섭 심판은 “공이 똑바로 오는게 하나도 없다. 볼끝에 힘까지 실려 타자들이 쉽게 칠수 없는 공”이라고 금민철을 평가했다. 롯데 홍성흔도 “알고도 치기 어려울 만큼 직구가 컷패스트볼처럼 휘어 들어온다”며 어려움을 나타냈다.

금민철은 직구를 단순한 직구로 던지지 않는다. 중지와 검지를 모아서 공을 던지는 순간에 슬라이더처럼 빠르게 틀어 던진다. 금민철이 직구를 커터로 던지기 시작한 것은 부천중 2학년 때부터다. 팔꿈치를 다친 뒤 팔꿈치가 다른 선수보다 많이 휘었고 일찌감치 공의 변화에 관심을 가졌다.

어깨도 약간 휘어 있어 남들과는 다르게 던지는 게 금민철은 오히려 편했다고 한다. 2005년 금민철을 지명한 두산 스카우트팀은 금민철의 장점을 “뛰어난 변화구 구사능력”이라고 표현했다. 컨트롤이 나빠 항상 불안했던 금민철은 8월부터 오른발의 앞부분부터 착지하던 나쁜 습관을 뒤꿈치부터 내딛게 하는데 성공했다. 자연히 투구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졌고 자신있게 내추럴직구를 던질 수 있게 됐다.

팔꿈치와 어깨가 휘어 있는 몸상태에서 금민철은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구종을 개발했고 지금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민철이 형만 던질수 있어요. 저도 해봤는데 안되더라구요. 부러운 공이예요.”경기후 임태훈이 싱긋 웃으며 한마디 거든다. 입단 4년 동안 6승에 그쳤던 금민철은 올해 7승을 기록하며 두산 마운드의 새로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데뷔후 최고의 피칭을 하며 팀을 구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두산 마운드의 새로운 스타 금민철의 인간승리였다.

이제 금민철의 도전과제는 슬로 스타터라는 징크스를 깨는 것 뿐이다. 고교시절부터 금민철은 항상 시즌 초반이 나빴다. 여름이후부터 살아나는 징크스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어떤 타자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된 게 너무 기쁩니다. 내년에는 봄부터 잘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금민철=포스트시즌이라고 생각 안하고요. 정규시즌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빠른 승부를 하려고. 롯데 타자들이 적극적이어서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작하기 전날 2차전 선발이라고 얘기를 들었어요. 오늘은 일단, 포수 (용)덕한이 형 리드대로 따라갔고, 몸쪽 승부를 많이 한 게 범타 처리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고비는) 6회 2사 (홍성흔에게) 10구까지 갔는데 계속 몸쪽 승부를 해서 이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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