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월드챔피언십 우승한 최나연은 누구?

  • 입력 2009년 9월 21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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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이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아버지 최병호(44) 씨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

2004년 제주도지사배 여고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200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캡스인비테이셔널에서 박세리를 이기고 우승해 화제가 됐다. 2005년부터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프로데뷔 후 그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2005년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 우승(2005년 상금랭킹 5위), 2006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대회 우승(2006년 상금랭킹 3위), 2007년 신세계배 제29회 KLPGA 선수권대회 우승(2007년 상금랭킹 4위) 등 매년 꾸준히 1승씩을 추가하며 KLPGA무대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167cm의 키와 보이시한 외모 덕분에 남성은 물론 여성들이 좋아해 팬카페까지 생기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최나연은 국내무대에서 만족하지 않고, 미국 무대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LPGA투어는 그녀에게 쉽게 영광을 허락하지 않았다.

2007년 LPGA투어 Q스쿨에 응시했지만 공동 20위에 그치면서 풀시드를 따내는데 실패했다. 결원이 생겼을 때 출전할 수 있는 조건부 선수로 데뷔했다.

스케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어 힘든 시즌을 보내야 했지만 27개 대회에서 한 번도 컷오프 당하지 않았다. 두 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5차례 톱10에 들면서 상금랭킹 11위로 2009시즌 풀 시드를 획득했다.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최나연은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번번이 주저앉는 불운에 시달리며 뒷심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다.

2008년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4홀을 남겨놓고 4타차 선두를 달리다 허무하게 타수를 잃고, 헬렌 알프레드손과 연장 3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한 것이 불운의 시작이었다. 올 3월에는 마스터카드 클래식에서도 2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다 마지막 날 무너지며 우승기회를 날려버렸다.

6월에 열린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도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뒷심 부족으로 8위로 내려앉았다. ‘저주’라고 표현할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최나연의 진가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드러났다. LPGA 투어에서 54번 쓰러진 끝에 55경기 만에 꿈에도 그리던 우승을 했다. 우승은 역시 힘들고 하늘의 도움이 없으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 그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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