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의 쿠소가 링거맞는 까닭은?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코멘트
이슬람교 신자… 라마단 기간 물도 안마셔
프로농구 감독들 외국인 종교생활 신경

프로농구 모비스의 외국인선수 압둘라히 쿠소(25·201cm)는 요즘 얼굴이 부쩍 핼쑥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코비나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는 동료들이 식사할 때 혼자 방을 지킬 때가 많다.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로 한 달 동안 일출에서 일몰까지 단식을 하는 라마단을 지키며 시간에 맞춰 절을 올리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미국의 농구 명문 곤자가대를 졸업한 그는 어려서부터 이슬람교를 신봉했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쿠소는 야간과 오전 4시에 간단히 요기할 뿐 낮에는 물조차 입에 대지 않고 있다. 그런 쿠소를 안쓰럽게 지켜본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2일 라마단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소는 4일 미국 현지의 한 병원을 찾아 영양제 링거 주사를 맞기로 했다.

삼성 빅터 토마스는 이슬람교 신자지만 농구 선수로의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며 금식의 실천을 시즌 종료 후로 미뤘다. 토마스도 LG에서 뛰던 2003∼2004시즌에는 시즌이 한창이던 11월에 ‘음식 사절’을 주장해 구단 관계자들이 이슬람 교리까지 뒤져 씹는 음식 대신 죽을 제공한 적도 있다. 올 시즌 토마스와 호흡을 맞추는 삼성 테렌스 레더는 성경책을 끼고 살 만큼 신앙심이 깊다. 교회 집사인 삼성 안준호 감독은 다 해어진 성경책을 보던 레더에게 영어와 한국어로 된 성경을 선물하기도 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외국인선수는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각 구단이 그들의 기량을 100% 활용하려면 종교 생활도 꼼꼼히 챙겨줘야 한다.

코비나=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