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협회나 프로연맹 모두 각성해야”

  • 입력 2009년 9월 1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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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럽지만 주어진 여건에 최선을 다하겠다.”

반쪽 훈련을 시작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허정무 감독(54)이 최근 대표팀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다.

허 감독은 1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2. 알 힐랄) 등 10명의 해외파 선수들로만 구성된 대표팀으로 5일 호주와의 친선경기를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해외파 10명과의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허정무 감독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주어진 여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한국 축구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이 서로 발전하는 모습으로 가는 것이 맞다. 현 상황이 잘 마무리되지 않아 아쉽다"고 꼬집었다.

대표팀 감독을 떠나 한국 축구의 역사를 함께 한 축구인으로서 허정무 감독은 전날 박지성의 '한국 축구의 현실이 슬프다'라는 발언에 적극 동의했다.

허 감독은 "다른 선수들도 이야기 했지만 지성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축구 선배로서 부끄럽다. 이번 일은 협회나 프로연맹 모두가 각성해야 한다. 현재는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원만한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해외파 10명으로 첫 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허 감독은 "모든 선수가 소집된 후에는 경기까지 이틀밖에 시간이 없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지만 오늘은 시차 적응을 위해 가벼운 회복 훈련을 하겠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며 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남일(32. 빗셀고베), 설기현(30. 풀럼) 등 경험 있는 베테랑의 합류에 허 감독은 용기백배한 모습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현 선수단과 시너지 효과가 난다면 베테랑들의 합류는 언제나 환영이다. 호주전도 중요하지만 이 경기 하나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표팀에 잔류시킬 수 있다는 의중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허정무 감독은 "이 선수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팀에 녹아 들면 선수단이 강해질 것"이라며 "대표팀에는 이런 모습이 필요하다. 본선 이전까지는 강한 선수들로 좋은 팀을 구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호주와의 친선경기를 치러야 하는 허 감독은 "호주는 가상의 유럽 팀"이라고 정의한 뒤 "앞선 경기를 통해 보니 호주는 수비수를 많이 두고 안정적인 경기를 했다. 세계 톱 클래스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술적인 면도 어느 정도 갖춘 팀"이라고 평가했다.

【파주=뉴시스】

사진=스포츠동아 김종원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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