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 조광래 감독 “나 혹시 신종플루 감염?”

  • 입력 2009년 8월 22일 08시 28분


“목 아프지, 가끔 열나지. 이거, 신종플루 아냐?”

경남FC 조광래 감독은 요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물론 성적 부진 때문이다. K리그에선 2승10무6패(승점 16)로 꼴찌 대구에 비해 고작 한 계단 위에 있고, FA컵과 컵 대회에서도 일찌감치 짐을 쌌다. 하도 소리를 지르다보니 목도 쉬었고, 체력도 바닥났다. “직접 필드를 뛰는 선수들과 체력 소모가 다를 바 없다”는 게 조 감독의 속내. 목소리가 갈라지고, 얼굴까지 벌개 져 있으니 주변에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스레 한 마디씩 던진다. 일부러 마음을 편히 먹으려 해도 ‘승부사’ 특유의 자존심이 어디 갈 리 없다. 최근 전국에 신종플루 환자가 확산되는 현 상황에 빗대 조 감독은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는데 목 아프고, 기침까지 하는데다 가끔 열도 받으니 몸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래도 조 감독은 희망을 먼저 내다봤다. 김동현, 박재홍 등 야심 차게 영입한 스타급 멤버들이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김종수, 이용래, 김태욱, 이훈, 박민 등 드래프트 순번이 아닌 번외 지명으로 뽑힌 연봉 1200만원 짜리 연습생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 특히, 김태욱은 경고 누적을 빼면 전 경기를 출장했다. 역시 번외로 입단했던 김동찬을 팀 내 간판으로 성장시킨 조 감독의 탁월한 안목이 돋보인다. 조 감독은 “항상 위기의 순간에는 새로운 스타들이 성장 기회를 맞는다.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다. 재계약도 하고, 연봉 인상도 해줄 생각”이라며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몰라도 이들이 있어 경남의 밝은 내일을 꿈꿀 수 있다”고 자신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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