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여 홈팬의 눈, 호날두만 따라다녔다

  • 입력 2009년 7월 28일 02시 50분


수비 사이를 뚫고…홈 팬들 앞에서 데뷔전을 치른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가 27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피스컵 안달루시아 B조 예선에서 알 이티하드 수비수 사이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호날두는 데뷔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고 레알은 1-1로 비겼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수비 사이를 뚫고…
홈 팬들 앞에서 데뷔전을 치른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가 27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피스컵 안달루시아 B조 예선에서 알 이티하드 수비수 사이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호날두는 데뷔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고 레알은 1-1로 비겼다. 마드리드=연합뉴스
레알 공식 데뷔전,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
골은 못넣어… 사우디 알 이티하드와 1-1

27일 오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이곳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레알 유니폼을 입고 공식 데뷔전을 치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를 보기 위해서다. 3500여 명의 팬은 호날두가 탄 버스를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호날두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남달랐다. ‘Ronaldo’와 ‘9’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팬부터 ‘I love Ronaldo’란 문구를 몸에 그린 여성, 머리부터 발끝까지 호날두의 패션을 따라한 남성까지 각양각색이었다.

2시간쯤 흘렀을까. 마침내 호날두가 탄 버스가 들어왔다. 경기장 입구는 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팬들은 ‘호날두’를 연호하며 레알 입성을 축하했다. 기마경찰 부대를 비롯해 무장한 청원 경찰은 경기장 곳곳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기 시작 30분 전. 호날두가 몸을 풀기 위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과 5만여 팬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피스컵 조직위원회는 호날두가 홈 데뷔전을 치른 이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세계 30여 개국에서 1000여 명의 기자가 취재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팬들은 호날두가 다가올 때마다 함성을 질러댔다. 호날두도 팬들의 환호에 미소와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시작 전 전광판에 선수 소개가 나올 때도 그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마침내 경기 휘슬이 울렸다. 피스컵 안달루시아 B조 예선 레알과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호날두는 전반 14분 역사적인 홈구장 첫 번째 슛을 날렸다. 전반 44분엔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낸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선보였다. 후반 21분 교체될 때까지 골은 넣지 못했지만 화려한 발재간은 여전했다. 다만 체력적인 부분과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경기 직후 공동 취재구역을 지나갈 때도 사진과 방송, 취재기자 200여 명에게 둘러싸인 채 질문을 받는 등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호날두는 “새 팀에서 발을 맞춘 지 얼마 안 돼 조직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다”며 “시즌 개막 전까진 컨디션을 최고조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레알은 라울 곤살레스가 후반 10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19분 알 이티하드의 히참 아부체루아네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성남, 스페인 강호 세비야와 0-0

한편 A조의 성남 일화는 27일 예선 첫 경기에서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세비야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1개 조에 3팀씩 총 4개 조가 풀리그 방식으로 조별 리그를 벌이는 이번 대회에서 성남은 29일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와의 2차전에서 이기면 준결승에 진출한다. 반면 25일 유벤투스와의 개막전에서 1-2로 졌던 세비야는 1무 1패로 준결승행이 무산됐다. 다른 팀들보다 늦은 25일 스페인에 입국한 성남은 시차와 현지 적응이 덜 된 탓인지 27일 수비 위주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성남 골키퍼 정성룡이 세비야의 막강 공격수들을 상대로 수차례 선방을 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마드리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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