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이 판을 쳤던 2007시즌 후반기에 부임한 이후 거의 무너진 팀을 정비, 6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입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대전시로부터 ‘명예시민증’까지 받았던 김 감독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잘 나갈 때는 앞장서다가 불리해지면 어느 순간 발을 빼는 이사회의 모습에 한숨이 나올 뿐이다. 김 감독은 “난 경영자가 아니다. 일평생 축구에 전념해온 사람에게 자꾸 외부에서 다른 소리를 하더라. 이사회에서 ‘성적부진’을 거론하는데 납득할 수 없었다. 수차례 팀에 필요한 것을 전달했는데도 이사회는 확인조차 하지 않더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말은 이사회도 직무유기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 임시 대표이사에 따르면 이사회는 구단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가장 강력한 의사결정 기구라고 했다. 김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할 때, 송규수 사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에 대해선 “이사회가 함부로 권한을 휘두르는 게 아니다. 뼈를 깎는 고민 끝에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하지만 벤치와 프런트의 갈등이 감독-사장 동반퇴진으로까지 이어진 것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뼈를 깎는’ 아픔을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이사회가 느끼고 있는지 한 번 되묻고 싶다.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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