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커스] 역전 스리런 이진영 ‘X-존의 사나이’

  • 입력 2009년 6월 20일 08시 42분


LG ‘X-존’ 홈런 12개 중 무려 4개

‘국민 우익수’ LG 이진영(29·사진)은 4월 말부터 오른쪽 허벅지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종종 선발명단에서 빠지고 있다. 그러나 3할대의 타율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LG의 도깨비 타선’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19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그는 결국 허벅지 문제로 선발명단에서 빠졌다. 전날 대전 한화전에서 6-4로 앞선 7회 대타로 나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렸던 그는 이날도 덕아웃에서 조용히 방망이를 가다듬으며 때를 기다렸다.

경기 초반 0-4로 뒤지면서 계속 끌려가다 2-4까지 따라간 8회말 1사 1·3루. 마침내 찬스가 왔고, 김재박 감독은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대타, 이진영!”

이진영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삼성 3번째 투수 정현욱을 상대로 초구 한가운데 높은 직구(시속 144km)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3점포를 터뜨렸다. 시즌 10호 홈런. 스코어는 순식간에 5-4로 역전됐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잠실구장 외야 펜스를 앞당겨 ‘X-캔버스존’을 설치했다. 주위에서는 이를 두고 ‘이진영 존’으로도 불렀다. FA로 영입한 이진영에게 선물을 준 것이라는 평가. 그는 SK 시절에도 비거리가 2%% 부족해 홈런이 되지 않는 타구를 자주 날렸기 때문이다.

이날의 홈런도 ‘X-캔버스존’으로 넘어간 것이었다. LG는 올해 이곳에 12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14개를 허용해 밑지는 장사를 했다. 그러나 LG의 12개 ‘X-캔버스존’ 홈런 중 이진영 혼자 4개를 기록했으니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이진영은 “감독님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대타로 나가는 줄 알았다. 대타로 나가기 전에 동수형이 포볼로 나가서 초구를 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며 활짝 웃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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