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 일본, 일본야구] 이승엽, 몸쪽 직구에 강해졌다

  • 입력 2009년 5월 29일 08시 29분


5월 들어 대반격을 개시한 요미우리 이승엽이 ‘인터리그 사나이’에 걸맞은 명성을 재확인시켜나가고 있다. 최근 3경기 들어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5번 1루수로 고정 출장하는 등, 요미우리 안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스포츠동아 김일융 일본 통신원의 분석을 빌려 선전 이유를 분석해봤다.

○이승엽, 무엇이 변했나?

지난 22일-23일 출장 차 센다이에 갔다. 마침 라쿠텐이 요미우리와 교류전을 가져 이승엽과 해후할 수 있었다. 그 바로 전 주에 히로시마 원정 3연전 도중 이승엽은 허리 통증을 느껴서 결장했다. 그러나 직접 만난 이승엽은 “괜찮다”고 했다. 이승엽과 늘 동행하는 김한수 코치도 긍정적인 사인을 보냈다.

실제 이승엽은 니혼햄과의 삿포로 원정에서 좋은 타격 내용을 보여줬다. 무라타와 시노즈카 두 명의 타격코치도 이승엽의 타격폼을 면밀히 체크할 것이다. 나 스스로도 경기 전 이승엽의 연습 배팅을 보고 상태가 좋다고 예감했다.

기대대로 이승엽은 22일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9호 홈런은 비거리 125m, 10호 홈런은 비거리 135m였다. 라쿠텐의 홈구장인 미야기스타디움은 결코 타자친화적인 구장이 아니다. 나 역시 해설을 위해 라쿠텐 경기를 자주 봐왔지만 그렇게 큰 홈런은 좀처럼 본 기억이 없다.

이승엽은 24일 오릭스전에서도 홈런을 터뜨려 11호를 기록했다. 이승엽이 2006시즌처럼 잘 치고 있는 이유는 몸쪽 직구에 대한 대처 요령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공을 공략하진 못하더라도 파울로 커트해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투수들은 다른 구종, 다른 코스로 승부를 변경하려다 실투도 나오고 장타를 맞는다.(흔히 야구계에서 말하는 ‘자기 공을 만들어서 친다’는 의미로 들렸다.)

여기다 상대적으로 퍼시픽리그 투수들이 더 힘에 의존한 승부를 즐기기에 이승엽의 스타일과 맞는다. 이제 하라 감독은 이승엽을 5번에 고정시키고 있는데 ‘홈런이 필요할 때 쳐 준다’란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요미우리 팀 내 입지도 굳어졌고, 동료들이 이승엽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을 것이다. 여름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4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다.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84년부터 3년간 한국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일본으로 돌아가 요코하마, 다이에와 야쿠르트를 거친 뒤 92년 은퇴했다.

[화보]‘국민타자’ 이승엽의 일본 프로야구 활약상

[화보]‘아시아의 거포’ 이승엽, 그가 걸어온 야구 인생

[관련기사]5월 불방망이 이승엽, 타격 감 잡았다

[관련기사]“상태가 매우 좋다” …이승엽, 교류전 홈런왕 도전장

[관련기사]‘이승엽의 날’ 승엽은 침묵… 4타수 무안타 1득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