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양현종을 키운 건 8할이 ‘믿음’이었다

  • 입력 2009년 5월 22일 08시 09분


방어율(2.01) 1위, 피안타율 (0.200) 1위. 여기에 5승(1패)을 거두며 다승 1위 그룹(6승)과는 단 1승차. KIA 고졸 3년생 좌완 양현종(21·사진)의 이번 시즌 성적이다. 지난해 48게임에 등판, 승리 없이 5패 5홀드 방어율 5.83을 기록했던 걸 떠올리면 믿기지 않을 정도. 그가 유망주 타이틀을 벗고 이처럼 ‘무서운 새끼 호랑이’로 성장한데에는 조범현 감독의 뚝심과 배려, 믿음이 있었다.

일찌감치 그를 KIA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본 조 감독은 지난 시즌 볼이 나쁘거나, 컨디션이 영 좋지 않을 때에도 양현종을 한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안 좋은 얘기가 나올 정도였지만 조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지난해 1군 경험이 큰 재산이 됐다고 21일 밝혔다. “패전도, 불펜도, 때론 마무리 역할까지 하면서 마운드에서 해볼 경험은 전부 다 해본 것 같다. 특히 1군 형들을 쫓아다니면서 게임을 계속 볼 수 있었던 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내야 자원 보강을 원했던 조 감독은 지난 스토브리그 때 다른 팀과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양현종을 달라는 말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렇다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아끼기만 한 것도 아니다. 지난 2월 괌 스프링캠프 때, 양현종이 컨디션이 좋지 않자 조 감독은 ‘조기 귀국’이라는 불호령을 내리기도 했다. 비록 비행기 표가 없어 다행(?)히 불발됐지만, 그 채찍은 올 시즌 성공의 또 다른 계기가 됐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다양한 변화구, 거기에 든든한 배짱까지 갖춰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양현종. 그 뒤에는 그의 잠재력을 믿고 힘을 실어준 조 감독이 있었던 셈이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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