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 아메리카] 스포츠 속임수 황당사건

  • 입력 2009년 5월 19일 08시 23분


지난 7일 메이저리그는 금지약물복용 양성반응을 보인 LA 다저스 슬러거 매니 라미레스에게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라미레스는 아직까지 왜 약물을 복용했는지를 공식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성적인 문제로 축소시키려고 하고 있으나 언론들의 집중탐사로 스테로이드 복용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80년대 후반 이후 약물로 얼룩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물이 언제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지고 ‘클린 베이스볼’이 될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목적은 기록향상으로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서다. 배리 본즈는 마크 맥과이어가 98년 한 시즌에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70개)을 경신하자 이를 시샘하여 약물을 복용해 그의 기록(73개)을 간단히 뛰어 넘었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약물복용을 ‘속임수(Cheating)’로 본다. 메이저리거들의 약물복용을 계기로 역대 스포츠의 유명한 속임수들을 모아봤다.

약발 세계新…올림픽 최악 스프린터 낙인

○벤 존슨

캐나다의 스프린터 존슨은 88년 서울올림픽에서 라이벌 칼 루이스를 제치고 100m 9초79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등극했다. 존슨은 20년 전에 요즘의 우샤인 볼트(자메이카)와 같은 급이었다. 그러나 도핑데스트에서 존슨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을 보여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존슨은 레이스 전날 약초로 제조된 드링크를 마셨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믿을 캐나다인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금메달과 세계신기록이 박탈당하면서 올림픽 사상 최악의 속임수 스프린터로 낙인찍혔다.

WS 승부조작… ML선수 8명 영구추방

○19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속임수의 원조격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월드시리즈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도박사들로부터 금전을 받고 게임을 조작했다. 당대 최고의 강타자 ‘슈리스(Shoeless)’ 조 잭슨을 포함해 화이트삭스 8명의 선수가 야구계에서 영구추방당했다. 메이저리그는 이를 ‘블랙삭스 스캔들’이라고 부른다. 메이저리그는 이 때부터 도박과 관련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화이트삭스는 블랙삭스 스캔들 저주로 88년 동안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지 못했다.

12세 리틀야구 천재, 알고보니 14세

○대니 알몬테(리틀리그 플레이어)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리틀리그는 매우 인기가 높다.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버그에서 벌어지는 본선 경기는 모두 미 전역으로 중계가 된다. 2001년 미국의 야구팬들은 깜짝 놀랐다. 12세의 좌완 대니 알몬테는 뉴욕 브롱스 클럽 팀으로 출전해 첫 경기부터 퍼펙트게임을 작성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군침을 흘릴 정도였다. 그러나 알몬테의 나이는 리틀리그 규정보다 두 살 많은 14세였다. 알몬테의 기록들은 리틀리그에서 삭제됐고, 지역 챔피언십도 모두 박탈됐다. 올해 22세가 된 알몬테는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간큰 루이츠‘속임수 마라톤’ 전과 들통

○로시 루이츠

4월에 열리는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대회다. 일반인들도 대거 참가해 남녀 출전자들만 해도 수만명에 이른다. 1980년 4월 여자부문에서 가장 먼저 데이프를 끊은 선수는 뉴욕 태생의 루이츠였다. 역대 3번째 빠른 기록(2시간31분56초)으로 골인했다. 그러나 1등 화환을 목에 걸어 주려는 순간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루이츠의 몸을 보고 의심을 했다. 완주한 선수의 지친 몸도, 땀도 뒤범벅이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직위 관계자가 곧바로 조사한 결과 루이츠는 레이스 도중 지하철을 타고 1등으로 골인한 것이다. 루이츠는 뉴욕마라톤에서도 속임수를 한 적이 있는 속임수 전과자였다.

지구상 가장 빨랐던 그녀는 남자였다

○스텔라 월시

폴란드 태생의 미국인 월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여성 스프린터였다. 폴란드에서 미국 클리블랜드로 이민 온 월시는 1932년 올림픽 100m에서 금메달,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녀는 단거리뿐 아니라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등에서 20개의 세계 기록과 41개의 미국 기록을 수립했다. 트랙과 필드의 지존이었다. 1975년 미국 육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그러나 5년 후 클리블랜드의 한 쇼핑몰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그녀의 시체를 부검한 결과 남자 생식기를 갖고 있어 충격을 던졌다. 남녀 염색체를 모두 갖고 있었고, 어렸을 때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됐다고 한다. 남성의 체격으로 여자부문에서 신기록을 작성했으니 이 역시 속임수였다.

비장애인 출전 장애인올림픽 농구 金

○스페인 장애인올림픽팀

스페인 농구팀은 2000년 시드니장애인올림픽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장애인올림픽 팀에는 정신지체가 있어야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스페인올림픽 조직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12명의 출전자 가운데 10명이 정신지체와는 무관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금메달 역시 박탈당했다. 국제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에 의하면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지적 장애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LA | 문상열 통신원

▶스포츠동아 인기화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