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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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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시즌9위 추락… 팀워크 부활하며 뒤집어
KCC의 승리를 알리는 축포가 터졌다. 경기 내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작전을 지시하던 허재 감독은 마침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222cm의 KCC 하승진은 선배 추승균을 번쩍 든 뒤 “고생한 승균이 형을 가장 높은 위치에 올려주고 싶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KCC가 1일 전주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7차전에서 삼성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며 98-82로 이겼다. KCC는 2004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사상 최다인 통산 4번째 우승을 이뤘다.
추승균은 세월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친 끝에 34세 5개월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허재 감독이 1998년 세운 기록(32세 7개월)을 갈아 치웠기에 남다른 의미였다. 24점을 터뜨린 추승균은 이날 우승으로 사상 최다인 4번째 챔피언 반지를 끼게 됐다. 허 감독은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선수에 이어 감독으로도 우승 헹가래를 받는 기쁨을 누렸다. 발목 부상에서 벗어나 정상 컨디션을 되찾은 하승진은 이날 18득점, 15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기적 같은 우승 드라마
○아름다운 준우승
삼성은 정규시즌 4위 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우승을 노렸으나 아쉽게 역사를 쓰지는 못했고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높이의 스포츠인 농구에서 삼성은 단신의 약점을 노련미와 스피드로 메우며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이날 삼성은 자유투에서 21-44로 크게 뒤지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접전을 벌였으나 결국 반칙 부담에 발목이 잡혔다.
전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