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맨유라면 K리그 일정도 바꾸나

  • 입력 2009년 4월 28일 08시 10분


FC서울이 7월 24일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확정했다.

대신 서울은 맨유전 때문에 7월 26일로 예정된 광주 상무전을 5월 30일로 옮겨 치른다. 맨유의 방한 일정이 K리그 일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반발 등으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결국 K리그 일정에 손을 대 서울과 맨유가 2년 만에 상암벌에서 경기를 갖게 됐다.

당초 맨유는 7월 20일 경기를 원했다. 이에 앞서 마케팅 대행사가 협상 단계에서 7월 20일에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굵직한 국제 경기를 한번도 진행하지 않았던 대행사가 K리그 일정을 무시하고, 맨유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인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서울은 7월 19일 강원과의 K리그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어 하루 만에 경기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서울과 맨유는 직접 협의를 통해 경기 날짜를 7월 24일로 합의했고, 프로축구연맹에 승인을 요청했다. 연맹은 광주와의 조율 끝에 서울-맨유전을 승인했다.

맨유의 방한으로 박지성을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경기를 2년 만에 다시 국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일정 조정 등은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아시아투어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는 맨유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이미 1년 전 확정한 경기 일정을 바꾸는데 서울 구단과 연맹이 동조한 꼴이 된 것이다. 세계적인 클럽 맨유가 경기를 해준다니, 얼씨구나 하고 K리그 일정을 바꾼 것은 누가 봐도 바람직한 결정은 아닌 듯싶다.

이 경기의 수익금은 맨유와 마케팅 대행사에게 돌아간다. 서울은 평가전을 갖는 것 뿐이다. 리그 일정을 변경하면서까지 남 좋은 일 시킨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화보]맨유, 아시아 투어 2차전 FC서울 4-0 승리

[관련기사]맨유, 7월24일 FC서울과 상암서 재격돌

[관련기사]박지성 세금의 진실…34억 세금폭탄? 난 괜찮아!

[관련기사]‘피스컵 효과’…해외진출 K리거 누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