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한화 ‘흐뭇’ vs SK ‘울상’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선수 활약 따라 프로야구 구단도 희비

‘LG, 한화는 맑음, SK는 흐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야구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국내 프로야구단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소속 선수가 돋보이는 활약을 한 구단은 이를 재빨리 구단 홍보와 마케팅으로 연결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반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의 소속 팀은 표정이 어둡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쾌재를 부른 구단은 일본전에 두 차례 선발로 나가 2승을 올린 봉중근의 소속팀 LG.

봉중근이 9일 일본과의 아시아 라운드 1, 2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되자 LG는 이틀 뒤 ‘의사(醫師) 봉중근’ 티셔츠 300장을 만들어 구단 홈페이지 쇼핑몰을 통해 판매했다.

봉중근의 얼굴 사진과 함께 ‘3월 9일 도쿄 의거, 입치료 전문의 닥터 봉’이라는 문구를 넣은 이 티셔츠는 하루 만에 모두 팔릴 만큼 반응이 좋았다. ‘입치료’는 일본 대표팀 스즈키 이치로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만과의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날린 LG 이진영은 18일 일본과의 8강 라운드 승자결승전에서도 2타점 결승타를 날리는 등 이번 대회 들어 7타점을 올렸다.

‘국민 사령탑’ 김인식 감독의 소속 구단인 한화도 표정이 밝다. 김 감독이 3년 전 1회 대회에 이어 또다시 4강 진출을 이뤄낸 데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대표팀 타선을 이끌고 있기 때문. 이범호는 홈런 3개와 타율 0.375로 팀 내 1위. 2개의 홈런을 친 김태균은 가장 많은 9타점을 기록 중이다.

한화는 두 선수의 활약이 돋보이자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태균 선수 영문 별명 지어주기’, ‘이범호 선수에게 어울리는 꽃 이름 지어주기’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반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표정이 어둡다. 믿었던 ‘일본 킬러’ 김광현이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8점이나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고, 유격수 최정도 20일 일본전에서 1루 악송구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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