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깨리라, 6년묵은 내 기록

  • 입력 2009년 3월 13일 02시 58분


기대주 지영준 - 정윤희

긴긴 슬럼프 탈출 의욕

잊혀진 스타 지영준(28·경찰대)과 정윤희(26·한국수자원공사)가 15일 열리는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나란히 재기를 꿈꾼다.

지영준과 정윤희는 2003년 혜성같이 나타나 주목을 받은 마라톤 기대주.

지영준은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43초의 당시 국내 현역 3위 기록을 세웠다. 정윤희는 그해 가을 2시간30분50초의 당시 국내 현역 2위 기록을 냈다.

지영준은 스피드가 좋아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에 필적할 만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정윤희는 경쾌한 달리기 자세와 뚝심으로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 보유자 권은주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란히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로 출전했다.

하지만 더는 도약이 없었다. 두 유망주는 나란히 아킬레스건 등 근육 부상 암초에 걸려 6년간 슬럼프에 빠졌다. 지영준은 이후 2시간10분벽을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다. 정윤희도 2시간35분 안에 들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둘 다 “이번엔 다르다”고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5분07초를 기록한 지영준은 2011년 대구세계선수권대회 드림팀에 뽑혀 지난해 말부터 제주도에서 몸을 만들었다. 올 초 소속 팀에 돌아와서도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체력과 지구력, 스피드 훈련을 차질 없이 소화했다.

이원재 경찰대 감독은 “날씨 등 변수만 없다면 개인 최고기록은 깰 것 같다”고 말했다.

지영준의 이번 대회 목표는 개인 최고기록을 넘어 2시간7분대 진입이다. 그는 “동아마라톤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8월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SH공사에서 한국수자원공사로 이적한 정윤희도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부상 없이 모든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게 서거현 수자원공사 감독의 얘기다. 정윤희는 2시간28분대 기록을 세워 베를린 행 티켓을 획득하는 게 목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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