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허정무 “말을 하란 말이야” 또 비긴 대표팀에 불호령

  • 입력 2009년 1월 17일 08시 32분


서로 호흡 안맞고 자기 플레이만 열중 …국민銀과 평가전 또 비겨

서귀포 전지훈련 엿새째를 맞은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화가 단단히 났다.

전력상 한수 아래 상대와의 연습경기 2연속 무승부라는 단순 결과도 아쉬웠지만 대표선수들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16일 서귀포시민구장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고양 국민은행과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날(15일) 광운대와 1-1 무승부로 마쳤기에 이번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90분 동안 벤치 앞에서 선수들을 독려한 허 감독은 “달릴 때 속도를 줄이지 말고, 수비가 오기 전에 계속 움직여라”, “볼이 오는 방향을 잘 예측해서 미리 움직여서 받으라”고 쉼없이 외쳐댔다.

그러나 이런 코칭스태프의 노력에도 대표팀은 또다시 선제골을 내주는 등 고전 끝에 비겼다.

무엇보다 허 감독은 결과가 아닌 선수들이 그라운드 내에서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크게 화를 냈다.

실제로 대표팀은 필드에 들어서면 동료들과 활발히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대신, 각자 플레이에만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호흡은 잘 맞지 않았고, 모든 게 불안정했다. 전반 8분 첫 골을 허용할 때도 수비 불안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너무 조용하다. 서로 끊임없이 얘기를 해야 하는데 좀처럼 그런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된 채찍질을 가했다.

이어 “어제보다는 좋아졌지만 많이 부족하다. 선수들에게 몸 상태가 좋지 못한 것은 충분히 이해되나 볼이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결국 소집 전, 대표 선수들이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2차례 연습경기에 전·후반으로 나누어 총 90분을 소화한 대표팀 최고참 이운재와 공격수 정성훈도 허 감독의 질책을 인정했다.

이운재는 “골키퍼가 먼저 동료들의 위치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고 했고, 정성훈은 “선수들 대부분이 기대만큼 페이스가 잘 올라오지 않다보니 필드에서 팀플레이나 조직력이 어긋나는 경우가 잦다”고 털어놓았다.

서귀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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