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훈 앞둔 두산 무한경쟁] 김경문 감독 “게으른 곰은 나가!”

  • 입력 2009년 1월 8일 08시 32분


휴식은 끝났다. 두산 김경문(51) 감독이 다시 채찍을 집어 들었다. 안주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 메시지’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간판선수도, 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도 예외는 없다. 김 감독은 11일 시작되는 일본 전지훈련의 테마를 ‘전 포지션의 치열한 경쟁’으로 요약했다.

“올림픽 금 딴 간판스타도 젊은 에이스도 예외 없다”

○나태한 투수 1∼2명 전지훈련중 귀국조치

투수들은 특히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 신고 선수를 포함한 두산 소속 선수 65명 가운데 전지훈련 참가자는 총 44명. 그 중 투수가 21명이다. 김 감독은 “용병 한 자리가 타자로 채워졌으니 투수들끼리의 자리싸움도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일단 여러 명을 데려가 경과를 지켜본 뒤 1-2명은 도중에 귀국시킬 생각”이라고 공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당 선수에게 자극이 되는 것은 물론 느슨해진 선수들의 긴장감을 다시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재·고영민 등에 경고 못하면 도중에 귀가 조치

○이원재 “전훈 제외검토” 충격요법 정신 번쩍

3년차 투수 이원재(21)도 김 감독의 ‘충격요법’을 가장 먼저 체험할 뻔 했다. 김 감독은 187cm의 장신에서 150km짜리 강속구를 내리꽂는 이원재에 대해 “장차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격려해왔다. 하지만 6일 오후 “이원재를 전지훈련 참가자 명단에서 제외하려고 한다”면서 “1년차 때 드러냈던 문제점을 2년차 때도 고치지 못하는 걸 보면 마인드에 문제가 있다. 한국에 남아 훈련하다보면 스스로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원재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의미였다. 7일 코칭스태프 회의 끝에 결국 합류시키기로 마음을 바꿨지만, 이원재가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위기감을 느꼈으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고영민에 “2할 6푼대 타율 한계 극복해야”

내야진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롯데로 옮긴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내야수 이원석을 지명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내야수들을 향한 경고나 다름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여겨졌던 2루수 고영민에게는 가장 큰 자극제가 된다. 김 감독은 “베이스러닝 센스는 팀 내에서 최고지만 타율이 2년 연속 2할6푼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이 문제다. 기복도 지나치게 심한 편”이라면서 “대표팀에서 주전을 맡을만한 선수라면 그런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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