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밟은 모래판서 행복 찾았다”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복귀선언 김경수-이태현 남해 민속씨름대회 방문

12일 민속씨름대회 겸 천하장사대회가 열린 경남 남해실내체육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씨름판 복귀를 선언한 김경수(36·시흥시체육회)와 이태현(32·구미시체육회). 관중은 두 선수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김경수는 천하장사 2회, 이태현은 3회를 기록한 씨름계의 간판스타. 하지만 김경수는 2006년 은퇴 후 미국 연수를 갔고 이태현은 2년간 종합격투기 선수생활을 했다.

김경수는 “한국 씨름이 침체된 것이 안타까웠다”며 “성적을 떠나 씨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현은 “씨름 선후배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며 “모래판을 다시 밟는 순간 포근했고 행복했다”고 했다.

두 선수가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

“선수시절에 태현이와 80여 차례 대결했는데 내가 세 차례 더 이겼죠.”(김경수)

“다시 붙는다면 선배님의 약점을 물고 늘어져야죠.”(이태현)

김경수와 이태현은 내년 설날 씨름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태현은 이만기(인제대 교수)와 공동 1위를 기록 중인 백두장사 18회를 넘는 게 목표다.

그런데 김경수는 26일 창단하는 시흥시체육회 씨름단의 코치 겸 선수를 맡았지만 팀원이 없어 설날 대회 출전이 불투명하다. 민속씨름위원회 규정상 팀당 8명 이상의 선수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씨름협회와 민속씨름위원회 최창식 회장은 “김경수를 초청선수로 설날 대회에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호(105kg 이하)-청룡(105kg 초과) 통합장사 결승전에서는 윤정수(170kg·수원시청)가 김기태(104kg·현대삼호중공업)를 3-2로 꺾었다.

백호급으로는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통합장사 결승에 오른 김기태는 66kg이나 무거운 윤정수를 첫째 판은 왼잡채기로, 넷째 판은 안다리로 꺾었지만 막판 뒷심에서 밀렸다.

13일에는 체중과 관계없이 씨름 왕중왕을 가리는 천하장사 결정전이 열린다.

남해=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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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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