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로 돌아간 2008 야구장…Old Boy 향수 부르는 OB 유니폼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8시 11분


삼색 OB모자 등 추억 유니폼 입고 열띤 응원전

야구는 추억이다.

2008년 한국시리즈의 구장 안에서도 여전히 야구의 추억을 부르는 복고 팬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응원하는 팀의 옛날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추억에도 젖고 응원에도 열심이다. 한국시리즈 두산 응원석에서는 붉은색과 파란색, 하얀색 삼색 디자인의 OB 베어스 모자를 쓴 관중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같은 값이면, 추억을 부르는 옷이 더 좋다.

복고라고 해서 비단 중년만의 얘기는 아니다. 스물일곱의 대학생 남용호(27) 씨는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옛날 유니폼이 좋다. 특히 이만수가 좋아서 삼성 옛날 유니폼을 구입했다”고 했다.

직장인 이경진(26) 씨는 “왠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특별해서 좋다”며 옛날 디자인을 찾은 이유를 말했다.

삼성과 롯데를 제외하고, 한국 야구팀의 이름은 모두 바뀌었다. SK의 태평양데이나 두산의 OB베어스데이 등, 선수들이 옛날 유니폼을 걸친 이벤트 경기 때는 구장 내에도 유독 복고 제품이 잘 나갔다.

일찍부터 올드데이 이벤트에 불을 붙인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년도인 84년, 92년을 기념한 롯데어게인데이를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개최해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네포스의 디자인부 성낙훈(33) 과장은 “올해는 올드 유니폼이 판매에 강세를 이뤘고, 선수 이름과 번호를 새겨주는 마킹 상품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가격은 복고 디자인과 현재 디자인에 차이는 없다.

잠실구장 앞에서 유니폼과 모자 등을 파는 ‘스타디움샵’의 이승재(46) 실장은 “롯데의 올드데이 영향인지, 유독 옛날 디자인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기존에 모자를 납품하던 네포스 외에 위팬과 스포팅 21 등 몇 개 업체가 더 생기면서 디자인과 값도 선택폭이 넓어진 편”이라고 말했다.

유니폼은 선수전용 오리지널 제품은 7만원, KBO 마크가 없는 유니폼은 35000원 가량이다. 모자의 경우 위팬 제품은 1만5000원에서 2만원, 네포스는 1만원에서 2만3000원, 스포팅 21은 2만3000원에서 4만50000원이다. 재질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롯데는 올드 유니폼 외에도 베이비 유니폼, 선데이 유니폼, 홈·원정 유니폼 등의 디자인을 따로 만들어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6월 6일과 25일 맞춤 서비스로 내놓은 밀리터리 유니폼도 판매가 잘 됐다.

그러나 야구팬들이 살 수 있는 야구의류 디자인은 한정돼 있다. 유니폼은 업체들이 구단 상품의 디자인만 쓸 수 있다. 롯데의 경우, 계약 조건상 올드 유니폼 디자인이 포함됐고, 유독 그 제품이 잘 팔린 것!

티셔츠· 모자 의류 종류는 업체가 각종 디자인을 계발해 구단에 승낙을 받은 디자인을 팔 수 있다. 대학생 이모 씨는 “우리나라 야구팬들의 수요는 엄청난데, 제품 계발 서비스는 이에 따라가지 못한다. 일본의 미즈노, 사사키, 제트나 미국의 뉴에라, 나이키 같은 야구팬들을 위한 스포츠 전문 브랜드가 없다. 맞춤형 상품이 계속 계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잠실 |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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