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라서 뛰게 해주세요”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2시 59분


한국계 혼혈 농구선수 애킨스, 국내드래프트 추진

“어머니의 나라에서 꼭 뛰고 싶어요.”

한국계 미국인 혼혈 농구 선수 토니 애킨스(28·사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내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두 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낙방했다.

농구 명문 조지아공대 출신 포인트가드로 미국 청소년대표에 뽑힐 만큼 뛰어난 기량을 지녔지만 키가 큰 선수를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178.4cm의 키가 걸림돌이 됐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국내 농구 관계자들은 “개인기가 일품이다. 국내 선수라면 당장 뽑을 만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 신인 드래프트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에 따르면 애킨스와 같은 하프 코리안은 귀화를 거쳐야 프로 입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귀화 규정이 까다롭고 기간도 길어 KBL은 최근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귀화 절차 없이 국내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그리스 리그에서 뛰고 있는 애킨스는 한국에서 뛸 수 있다면 어머니와 함께 당장 입국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등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조합된 문신을 새긴 애킨스는 한국에서 성공하기를 원하는 어머니의 소원을 이뤄 주고 싶어한다.

KBL은 28일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구단마다 이해가 엇갈리고 국내 대학 팀의 반발을 우려해 11월 5일 모임에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귀화하지 않아도 조상(증조부모까지) 가운데 한 명만 한국인이어도 국내 리그 출전이 가능하도록 문호를 개방함에 따라 마리아 브라운이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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