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 세계화로 활로 찾는다

  • 입력 2008년 9월 27일 03시 00분


벨트레슬링연맹과 매년 대회 공동개최 추진… 29일 협약식

러시아 선수가 호쾌한 들배지기로 프랑스 선수를 넘기자 500여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몸에 짝 달라붙는 씨름 팬츠도, 샅바도 낯설지만 일부 외국 선수는 씨름 기술을 맛깔 나게 구사했다.

2008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씨름과 벨트레슬링 경기가 열린 26일 부산 기장체육관. 90kg 이하급 씨름 예선이 열린 체육관은 각국 장사들의 열띤 대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부터 28일까지는 씨름, 29일에는 벨트레슬링 경기가 열린다. 28개국 15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씨름 친선대회는 여러 번 있었지만 국내와 외국 선수가 공식 경기에서 자웅을 겨루기는 이번이 처음. 대부분 벨트레슬링 출신인 외국 선수들은 씨름에도 쉽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벨트레슬링은 허리에 벨트를 차고 서서 하는 레슬링으로 5분 단판에 6점을 먼저 따면 이기는 점수제 경기. 상대의 무릎이 바닥에 닿으면 1점을 얻고, 등이 바닥에 닿으면 한판승에 해당하는 6점을 얻는다. 카자흐스탄 무르자트 베가실로프(21)는 “씨름을 TV로 몇 번 봤을 뿐 직접 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재미있는 스포츠 같다”며 웃었다.

한국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씨름의 세계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27일 종목 개회식에는 월터 트로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회체육위원장 등 IOC위원 3명이 직접 씨름장을 찾는다.

윤명식 부산씨름협회장은 “29일 협약식을 갖고 내년부터 세계벨트레슬링연맹과 함께 해마다 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벨트레슬링이 인기 있는 동유럽권에서 씨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씨름의 세계화를 통해 침체된 국내 인기도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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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취재 :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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