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일만이야” 서재응 ‘꿀맛 승리’

  • 입력 2008년 9월 24일 08시 46분


롯데전 선발등판 5.1이닝 4실점 “어깨 부상 죄송…내년엔 달라질 것”

무려 101일만의 승리였다.

이렇게 1승이 힘든 줄은 미처 몰랐다. 자신감도 있었고, 주변의 기대도 한 몸에 받았기에 올 시즌을 앞둔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더구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 프로야구에 둥지를 튼 첫 해였으니….

그러나 쉽지 않았다. 볼을 마음대로 뿌리지 못했고, 몸 여기저기가 돌아가면서 탈이 났다. 자존심에 상처도 입었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해줘야할 그가 제 몫을 해 주지 못하면서 팀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래서 마음고생은 더욱 컸다. 101일만의 승리는 이런 아쉬움을 털어내기엔 턱 없이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내년 시즌을 생각한다면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KIA 해외파 서재응(31)이 천신만고 끝에 1승을 추가했다. 서재응은 23일 광주 롯데전에 선발 등판, 5.1이닝 4실점으로 어렵게 승수를 추가하며 시즌 5승5패로 균형을 맞췄다. 1회초 볼넷 1개와 2루타 1개 포함 안타를 3개나 맞으며 3실점 하는 등 그다지 구위가 좋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터져준 타선 덕을 봤다.

6월 14일 문학 SK전에서 시즌 4승에 성공한 뒤 1승을 추가하는데 석달이 넘게 걸렸다. SK전 시즌 4승 달성 때 오른쪽 어깨 근육통이 발병, 이틀 뒤인 16일 시즌 두 번째 2군행 버스에 올랐던 터라 이날 승리의 의미는 더욱 컸다. 5월 17일 오른쪽 허벅지 통증으로 이미 2군행을 경험했던 그에게 두 번째 2군행은 더 충격이었다.

롯데전 승리는 9월 2일 1군 재복귀 이후 5번째 등판(2번 구원등판 포함)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12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서 힘겹게 1승을 추가한 서재응은 ‘축하한다’는 인사에 “제가 뭐 한게 있나요. 한 일도 없는데”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은 뒤 “승리를 거둔지 세달이 넘은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는다”면서 “올 시즌은 부상으로 너무나 아쉬운 시즌이었다. 가장 중요할 때 빠져있었기 때문에 팀과 팬들께 죄송한 마음 뿐이다. 어떤 비난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나 “어려운 시즌이었지만 나름대로 한 시즌을 보내면서 한국 타자들의 습성이나 스트라이크 존 등에 적응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내년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광주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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