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를 앞두고도 김 감독은 “축하전화가 수도 없이 걸려오고 있다. 간밤에도 많이 걸려왔는데 안받기도 난처해 받다보니 잠을 설쳤다”고 밝혔다.
여기저기서 축하를 받고 있지만 김 감독의 가슴에는 허전한 구석이 한군데 있는 듯했다. 바로 소속팀 투수 임태훈이다. 김 감독은 27일 경기를 앞두고 누가 묻기도 전에 복귀전이었던 전날 경기를 떠올리며 베이징 출국 직전 대표팀에서 제외시킨 임태훈에 대한 얘기를 불쑥 꺼냈다.
3-1로 앞선 전날 경기 7회말 수비 1사 1루서 2루수 고영민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서 구원투수였던 임태훈이 결국 3실점한 뒤 패전의 멍에를 쓴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후배(임태훈)가 잘 해보겠다며 머리까지 짧게 자르고 나왔는데 그런 실수를 범하다니…”라며 고영민의 플레이에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곧바로 “(임태훈이)속으로 나를 얼마나 원망하겠어. 내가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팀 선수를 뺄 수밖에 없었으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아직 어리니까 기회가 또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영광 뒤로 감춰진 찌릿한 앙금은 어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문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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