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쿠바 꺾고 올림픽 첫 금메달 획득 쾌거

  • 입력 2008년 8월 23일 18시 51분


23일 오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 한국 대 쿠바 경기에서 세계 아마최강 쿠바를 꺽고 세계 정상에 등극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 김경문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연합]
23일 오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 한국 대 쿠바 경기에서 세계 아마최강 쿠바를 꺽고 세계 정상에 등극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 김경문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연합]
한국 야구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퍼펙트 금메달’의 신화를 일궈냈다.

김경문(두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3일 중국 베이징 우커쑹 제1야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 쿠바와의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한국 야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한국은 예선 7전 전승을 포함해 준결승과 결승을 잇따라 승리,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또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획득하는 경사도 함께 누렸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넘어선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 야구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사라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결승전 답게 손에 땀을 쥐게하는 팽팽한 접전이었다. 한국이 달아나면 쿠바가 곧바로 추격하는 진땀 승부가 경기 내내 펼쳐졌다.

한국은 1회초 안타로 출루한 이용규(KIA)를 1루에 두고 이승엽(요미우리)이 상대 선발 노르베르토 곤살레스의 4구째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선제 투런포를 작렬, 기선을 제압했다. 전날 일본전 8회말 마지막 타석에 이은 두 타석 연속 홈런.

쿠바의 반격은 곧바로 이어졌다. 1회말 2사후 미첼 엔리케스가 한국 선발 류현진(한화)으로부터 좌중간 솔로 홈런을 뽑아내 1점을 만회한 것.

이후 경기는 양팀 선발의 호투 속에 6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다. 한국은 6회까지 상대 실책 1개와 볼넷 2개를 얻는데 그쳤을 뿐 무안타로 방망이가 침묵했고 쿠바 역시 5회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의 2루타로 안타 한 개를 터뜨리는데 그쳤다.

한국이 1점 차 살얼음 리드를 깬 것은 7회초. 2사후 박진만(삼성)의 안타와 이종욱(두산)의 볼넷으로 만든 1-2루 찬스에서 이용규가 우익선상 적시 2루타로 박진만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 3-1.

쿠바 역시 만만치 않았다. 쿠바는 곧이은 7회말 공격에서 알렉세이 벨의 좌중간 솔로포로 다시 1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9회말. 금메달을 눈 앞에 뒀던 한국은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호투하던 류현진이 1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고 주심 카를로스 레이 코토(푸에르토리코)의 애매한 볼판정에 항의하던 포수 강민호가 퇴장 명령을 받은 것.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김경문 감독은 정대현(SK)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허벅지 부상중이던 진갑용에 포수 마스크를 맡겼다. 타석엔 쿠바의 간판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들어섰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 정대현은 그러나 구리엘을 3구째만에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환호했다.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한국 선발 류현진은 8⅓이닝 5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되며 한국의 금메달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지난 15일 캐나다전 완봉승에 이은 2승째.

타선에선 이승엽이 또 한 건을 해줬다. 예선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이승엽은 전날 일본과의 준결승에 이어 이날 결승전에서도 결승 투런포를 터뜨리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한편 앞서 열린 3-4위 결정전에서는 미국이 일본을 8-4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역대 최강 멤버로 올림픽에 나선 일본은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고영준 동아닷컴 기자 hotbase@donga.com

우커쑹 제1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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