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회식때 국기 든 선수들 줄줄이 고배… 기수의 저주

  • 입력 2008년 8월 19일 03시 01분


올림픽 개회식에서 모국의 국기를 들고 맨 앞에 선 선수는 그 국가의 얼굴이다.

외모만 준수한 게 아니라 실력도 뛰어나 그 나라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19일 각국 기수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른바 ‘기수의 저주’이다.

올림픽의 발상지로서 가장 먼저 입장한 그리스 기수인 유도 남자 90kg급의 일리아스 일리아디스. 17세 때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일리아스는 이번 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프랑스 기수로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카누의 토니 에스탕게도 이번에는 준결선에서 탈락했다.

여섯 번의 올림픽 참가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핀란드 기수 우하 히르비도 예선에서 탈락했다. 수영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딴 우크라이나 기수 야나 클로치코바도 이번에는 결선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아시아 기수들의 운명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의 기수였던 여자 탁구의 후쿠하라 아이는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에 지며 쓸쓸히 퇴장했다. 올림픽 3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한국의 기수 장성호도 유도 남자 100kg급 8강에서 탈락했다.

대만의 기수로 나섰던 소프트볼의 라이성룽도 일본전에 선발 출전해 1-2로 졌고 팀은 2승 2패로 탈락 위기에 처했다. 빼어난 미모와 함께 아랍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여자 기수로 주목받은 요르단 탁구 선수 제이나 샤반도 개인 1회전에서 지며 탈락했다.

미국프로농구 스타들도 눈물을 흘렸다. 독일과 러시아의 기수였던 더크 노비츠키와 안드레이 키렐렌코는 팀이 연패를 거듭하며 8강행이 좌절됐다.

스위스 기수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는 복식 우승컵을 안긴 했지만 단식에선 3회 연속 노 메달에 그쳤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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