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텃세’ 날려라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중국, 배드민턴 한국전 유난히 집착

오늘 女복식 결승 편파판정 주의보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중국인 리마오 씨는 “한국인에게 축구 한일전이 중요하다면 중국인들은 셔틀콕 한중전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중국에서는 배드민턴 라이벌인 이웃나라 한국과의 경기는 꼭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힌다는 것. 게다가 중국 대표 출신 리마오 씨가 한국 팀에 몸담고 있기에 더 껄끄러워졌다. 올 코리아오픈 결승 때는 중국의 에이스 린단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리마오 씨를 비롯한 한국 코칭스태프에게 주먹까지 휘두른 적도 있다.

그렇기에 한국 여자복식의 대들보 이경원-이효정(이상 삼성전기) 조는 광복절인 15일 열리는 두징-위양 조(중국)와의 결승에서 ‘홈 텃세’ 극복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은 배드민턴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휩쓰는 게 목표다. 특히 여자복식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여겼지만 일이 꼬였다. 세계 1위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우승한 양웨이-장제원 조가 8강전에서 일본에 패해 탈락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4강전에서는 중국 심판을 동원해 한국 선수들에게 불리한 오심을 쏟아냈다. 박주봉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국을 떨어뜨리려는 편파 판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드민턴은 심판 판정이 경기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결승에서도 중국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중수 한국 대표팀 감독은 “스포츠 외교력을 동원해서라도 심판 장난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강영중 국제배드민턴연맹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4강전에서 불거진 오심 시비를 지켜본 뒤 실무자를 통해 재발 방지와 엄정한 판정을 지시하며 문단속에 나섰다. 자국의 이해에 따라 판정에 오점이 나오면 배드민턴의 위상까지 실추시킨다는 게 강 회장의 지적이다.

중국 응원단의 일방적인 응원도 부담된다. 경기장인 베이징공업대학체육관은 8000명 정도 수용 규모인데 중국 경기가 있는 날은 홈 팬이 7900명을 웃돈다는 게 대한배드민턴협회 직원의 설명.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16년 만에 여자복식 금메달을 노리는 이경원-이효정 조의 자신감은 크기만 하다. “올 전영오픈 결승에서 이겼던 두징-위양 조와 맞붙게 돼 한결 편해요.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그만이죠. 응원 많이 해 주세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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