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투수들 툭하면 부상…선수 맞아?

  • 입력 2008년 6월 20일 08시 26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미국 최고의 스포츠맨으로 꼽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골프는 스포츠가 아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양복 바지를 입고, 라운드 도중 담배를 피우고, 육체적인 접촉도 없고, 하루에 2-3라운드를 할 수 있는 종목이 무슨 스포츠냐고 목청을 높인다. 그러나 부단한 훈련으로 다듬는 스킬, 게임에 임하는 정신적 자세를 고려하면 골프도 엄연히 스포츠다.

그렇다면 이런 잣대로 아메리칸리그 투수(AL)를 보면 어떨까. 운동선수도 아니다. 단순히 볼만 던지는 피칭머신에 가깝다. 뉴욕 양키스 에이스 왕젠민은 16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인터리그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발을 다쳐 인대가 파열됐다. 3개월 가량 치료를 요하는 장기부상이다. 상대와 육체적인 접촉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러닝도 전력질주가 아니었다. 야구선수들의 햄스트링 부상이 잦은 이유는 순간적으로 힘을 가하고 뛰기 때문이다. 왕젠민은 조깅 수준이었는데 다쳤으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루 뒤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바르톨로 콜론도 부상자명단(DL)에 등재됐다. 스윙을 하다가 허리를 삐끗해 15일짜리 DL에 오르는 신세가 됐다. 헛스윙했다고 허리가 삐끗했으니 과연 야구선수가 맞는 것일까.

왕젠민의 부상으로 뉴욕 양키스 행크 스타인브레너 부사장이 지명타자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내셔널리그(NL)를 비난한 것도 다소 일리는 있다. AL 투수들은 타격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 인터리그에서 AL 투수들의 통산 타율은 1할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흔히 투수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팀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여서 타격도 좋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AL 투수들을 보면 허튼 소리 같다. NL 구장에서 게임을 벌이면 구단 관계자들과 코칭스태프는 투수가 타격에 나설 때마다 혹시나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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