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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10일 0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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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의 조 디마지오는 우아한 수비와 폭발적인 방망이를 자랑했다. 그가 활약하던 시대의 최고 인기선수였다. 지금도 굳건한 ‘56연속경기안타’ 기록도 그의 소유지만 또 다른 깨지기 어려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머니볼’ 야구로 유명하고 도루의 가치를 낮게 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팀도루 수치도 거의 리그 최하위권에서 맴도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1957년 워싱턴 세네터스의 기록은 앞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 시즌 154경기를 치렀던 시대이긴 해도 당시 세네터스는 팀도루 13개만을 기록했다. 훌리오 베케르라는 선수가 3개 도루를 성공시킨 것이 팀내 개인 최다도루였다. 그리고 지난해 연말 세상을 뜬 조 넉설의 최연소 메이저리그 데뷔 기록 역시 부동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 해 한 경기에만 등판했지만 넉설은 만 15세 10개월 11일째가 되는 날 구원투수로 신시내티 레즈의 선수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성적은 0.2이닝 투구에 5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제대로 된 데뷔는 8년 뒤 23세 때였다고 볼 수 있지만 기록은 기록으로 남을 밖에 없다.


그러면 이 기록은 어떨까? 선수, 코치, 감독을 막론하고 장시간 필드에 머물면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그것도 특이한 사항이 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조 토리 현 LA 다저스 감독이다. 토리는 선수로서 밀워키,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뉴욕 메츠 등에서 18년을 뛰었지만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77년 메츠에서 선수 겸 감독 생활을 시작한 후 6년, 애틀랜타에서 3년, 세인트루이스에서 6년 등 총 15년간 감독생활을 했지만 한번도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이 한을 푼 것은 양키스 감독을 맡은 첫 해, 즉 1996년이다. 결국 이전까지 총 33년간 4268경기에 참여했지만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고, 34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는 얘기다. 선수로 이 정도 경기수에 출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때 결국 선수로 장수하고, 코치건 감독이건 계속 메이저리그에 남아있어야 하니 만만치 않은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얼마 전 한화 송진우가 2000탈삼진을 돌파하면서 3000이닝 돌파를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오래 뛰면 기록은 쌓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뛰려면 자신의 의지와 목표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궁극적으로 기량을 인정받아야만 가능하다. 시대가 바뀌어도 꾸준함을 주는 이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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