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피어스, 보스턴 살렸다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9분


강산이 변할 동안 우승 한 번 못했기에 통증 정도는 얼마든지 견딜 수 있는 듯했다.

보스턴 셀틱스의 주전 포워드 폴 피어스(31). 그는 6일 홈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58-62로 뒤진 3쿼터 종료 6분 49초 전 동료 켄드릭 퍼킨스와 부딪치며 오른쪽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홈 팬의 탄식 속에 휠체어를 타고 라커룸으로 사라진 그는 3쿼터 종료 5분 3초를 남기고 기립 박수 속에 다시 등장해 다리를 절면서도 코트를 지켰다.

3쿼터에만 15점을 집중시킨 피어스의 부상 투혼에 힘을 얻은 보스턴은 98-88로 이겨 단기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첫 경기 승리를 따냈다.

1998년 보스턴에 입단해 줄곧 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주장 피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케빈 가넷(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과 레이 앨런(전 시애틀 슈퍼소닉스)이 가세하자 10년 무관의 한을 씻을 기회를 맞았다며 삭발까지 했다.

그의 별명은 샤킬 오닐(피닉스 선스)이 지어준 ‘진실(The Truth)’. 오닐은 레이커스 시절인 2001년 3월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42점을 퍼부은 피어스의 활약에 고전하다 112-107로 힘겹게 이긴 뒤 보스턴 지역 신문 기자들에게 “죽이게 잘한다”며 이 별명을 붙여줬다. 피어스와 함께 보스턴 ‘빅3’로 불리는 가넷(24득점, 13리바운드), 앨런(19득점)도 제 몫을 다했다. 가넷은 “피어스가 우리 모두의 기력을 끌어올렸다”며 칭찬했다.

1986년 이후 22년 만에 진출한 챔피언전에서 통산 17번째 우승을 노리는 명문구단 보스턴은 9일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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