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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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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cm의 장신 투수가 공을 던지고, 몸무게 100kg가량의 육중한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른다. 하지만 공을 던지고 치는 모습은 영 서투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야구가 아니라 농구 스타이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통합 우승을 이뤄 낸 동부 김주성과 전창진 감독이 프로야구 시구 자리에 나란히 나선다. 이날 두산-KIA전에 앞서 김주성은 투수로, 전 감독은 타자로 나설 예정.
코트를 떠나 마운드에 오르는 김주성은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는 “공으로 감독님을 한번 맞히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농담이 아닌 듯싶다. 김주성은 지난달 1일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이한권(전자랜드)의 자유투를 쳐내는 등 톡톡 튀는 행동으로 웃음을 줘 최우수선수에 오른 바 있다.
제자의 도발(?)에 전 감독은 그저 말없이 웃기만 했다. 다른 동부 관계자들은 “김주성이 빈볼을 던지고, 이에 격분한 전 감독이 마운드로 뛰어가는 것은 어떨까”라며 각본을 쓰기도 했다.
장신의 김주성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2001년 삼성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벤 리베라(201cm)가 최장신 투수였다.
김주성은 “우승을 한 뒤 사실 레지 오코사, 카를로스 딕슨과 함께 약속된 세리머니를 하려고 했는데 경황이 없어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주성이 코트에서 못 다한 깜짝 이벤트를 그라운드에서 펼칠지 기대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