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프로농구 LG 사령탑에 오른 강을준(43) 감독은 29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 다리를 절며 나타났다. 전날 LG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 뒤 축구를 하다 미끄러져 왼쪽 발목 인대가 늘어났기 때문.
“땀 흘리고 몸을 부딪치며 서로를 알고 싶었다. 다쳐서 벤치로 물러난 뒤 누가 근성 있게 열심히 뛰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축구를 마친 뒤 강 감독은 서울 송파구 숙소 근처의 사우나에서 ‘알몸 미팅’을 하며 허심탄회하게 다음 시즌을 향한 준비를 시작했다.
마산고와 고려대에서 뛴 강 감독은 명지대 감독을 거쳐 신선우 감독의 후임으로 LG 지휘봉을 잡았다. 프로 경험은 없지만 명지대 시절 끈끈한 지도력으로 팀을 대학농구 상위권으로 이끌어 그동안 여러 차례 프로팀 감독 후보로 거명됐다.
강 감독은 “강한 수비와 빠른 농구를 기본으로 하겠다. 고향 팀에서 감독이 된 만큼 농구 열기가 뜨거운 홈 팬에게 즐거운 경기를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부인이 농구선수 출신인 이유진 씨로 농구 가족인 강 감독은 자신의 멘터로 대학과 실업팀 삼성 선배인 SK 김진 감독과 동부 전창진 감독을 꼽았다.
지난해 조선대에서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으로 옮겨 팀을 정상으로 이끈 임달식 감독처럼 강 감독이 새 바람을 일으키며 LG의 사상 첫 정상 등극의 꿈을 이룰지 주목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