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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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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앞두고 ‘100년 만의 대(大)개조’로 불리는 ‘뉴 베이징 플랜’이 대대적으로 실시되면서 베이징(北京)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나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문물과 유적이 새롭게 단장됐고 최신식 초대형 건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도심의 랜드 마크도 바뀌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웅장한 베이징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세계인들에게 함께 보여주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60년 전 거리 모습 재현 한창
25일 낮에 찾아간 충원(崇文) 구 첸먼(前門)지구 역사유물 복원 현장. 톈안먼 광장 남쪽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1940년대의 시가지 복원이 한창이었다.
중앙에서는 다음 달 1일 일반에 공개되는 폭 30m 길이 1600m의 상가 복원 마무리 작업으로 일손이 분주했다. 길 양편엔 전차 궤도를 깔았고 당시 전차도 그대로 재현했다. 상점의 간판과 가로등도 예전 모습 그대로다.
전체 1.09km² 크기인 이곳은 당초 1만 가구의 낡은 목조와 벽돌집들이 즐비하게 몰려 있던 곳으로 명·청(明·淸) 이래 건축, 민속, 시장, 극장 문화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베이징 중심축 옛 문물들도 새단장
2002년 10월 착공한 쯔진청(紫禁城)의 수리공사엔 2020년까지 20억 위안(약 2875억 원)이 투입된다. 이는 쯔진청이 완성된 1420년 이래 가장 큰 역사(役事). 리융거(李永革) 고궁고건축물수리센터 주임은 “청나라 강희(康熙)제와 건륭(乾隆)제 시대의 고궁 풍모를 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쯔진청을 중심으로 남쪽 융딩(永定)문에서 북쪽 중러우(鐘樓)와 구러우(鼓樓)까지 7.8km는 ‘베이징의 척추’ 또는 ‘옥대(玉帶)’로 불린다. 질서정연하면서 장엄하고 독특한 베이징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 선에서 출발한다. 현재 척추 선에 있는 국보급 유물 14개 가운데 12개가 수리됐거나 수리 중이다.
물길이 끊어진 성곽의 해자(垓子)도 전체 21km 가운데 19km를 복원해 물길을 이었다.
쯔진청 외에도 서태후(西太后)를 위해 지어진 이허위안(이和園)과 만리장성 등 중국 정부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리 복원한 문화재는 139개소, 연면적 33만 m²에 이른다. 투자금액은 총 73억 1000만 위안이다. 베이징엔 3500여 개 200여만 m²의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새로운 랜드마크 건물도 속속 세워져
올 2월 개장한 서우두(首都)공항 제3터미널은 단일공항으로는 세계 최대다. 8월 1일 문을 여는 베이징 남역(南驛)은 대합실 수용인원만 1만500명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완공한 국가대극원이나 내년 1월 공사가 끝나는 중앙TV(CCTV) 건물도 기념비적 건축물로 꼽힌다.
국가역사문화명성(名城)보호전문가위원회 왕스런(王世仁) 위원은 “과거엔 문물의 역사가치만 중시했지만 이제는 문물 뒤에 숨겨진 문화적 함의와 사회적 가치에 더 주목할 때”라며 유물 보수작업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