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적… 오늘은 태극전사 ‘동지’

  • 입력 2008년 3월 5일 02시 58분


여자농구 올림픽대표팀 첫 소집… 전주원 자리 김영옥 발탁

회의실 안은 왁자지껄했다.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어제는 적이었지만 오늘은 동지가 된 그들. 여자프로농구 간판스타 12명이 4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대한농구협회 회의실에 모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농구 여자대표팀 첫 소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정덕화(삼성생명) 대표팀 감독, 조성원(국민은행) 코치와 정선민(신한은행) 등 선수 12명이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팀’이란 이름으로 처음 모인 자리. 잠시 긴장감도 흘렀지만 선수들은 한팀으로 뭉친 데 대한 반가움이 더 큰 듯했다.

첫 자리인 만큼 유니폼과 신발을 맞추는 것도 중요한 안건. 맏언니 격인 정선민은 특유의 넉살을 펼쳤다. “신발은 이왕이면 좋은 걸로 해주세요. ‘에어조든 23’요. 색깔은 화이트요.” 지난해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ABC)에서 신발이 맘에 들지 않았던 선수들은 “좋아요”라며 맞장구를 쳤다.

202cm의 하은주(신한은행)는 옷 크기가 고민. “지난번에는 운동복이 작아 입지도 못했어요.” 그러자 한쪽에선 “동생(하승진) 거 입으면 되겠네”라고 농을 친다.

정규 리그가 막 끝났고, 일부 선수들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어 대표팀 소집이 부담스럽지만 농담을 건네며 서로를 격려했다.

정 감독은 “스피드와 파워에서는 세계 수준과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비에 승부를 걸겠다. 일단 8강 진출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전주원(신한은행) 대신 김영옥(국민은행)을 선발했다.

3번째 올림픽 출전인 정선민은 “역대 대표팀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미선(삼성생명)은 “대표팀에서 벌써 중고참이 돼 놀랐다. 후배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일단 해산한 뒤 4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6개국 친선대회인 ‘굿럭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같은 달 7일부터 훈련에 들어간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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