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골리앗 ‘빅매치 도박’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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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홍만, 31일 ‘얼음황제’ 표도르와 日서 맞짱

‘골리앗’과 ‘얼음 황제’가 맞붙는다.

이종격투기 K-1 주최사인 FEG는 13일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7)과 ‘얼음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1·러시아)가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야렌노카 오미소카’대회에서 대결한다고 발표했다.

두 선수의 대결 성사 여부에서 최대 걸림돌이었던 경기 방식은 종합격투기(MMA) 룰로 정해졌다. K-1은 서서 대결하지만 MMA는 누워서도 싸우는 게 가능한 것이 차이점.

‘야렌노카 오미소카’대회는 프라이드의 전직 관계자들이 모여서 만든 대회. 프라이드대회는 미국 종합격투기(UFC)에 흡수되면서 사라졌다.

종합격투기 룰로 싸울 경우 경험이 적은 최홍만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엔트리안’의 김명 이사는 “너무 일방적인 경기가 될지 모른다”며 표도르의 우위를 점쳤다.

표도르는 종합격투기에서 26승 1패의 전적을 안고 있다. 1패는 부상 때문에 경기가 중단된 탓이었다. 최홍만은 2005년 K-1 데뷔 이래 13승 4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종합격투기 룰로 싸운 것은 한 번뿐이다. 최홍만은 지난해 연예인 출신 바비 올로건(34·나이지리아)을 상대로 한 이벤트성 대회에서 1승을 거뒀을 뿐이다.

최홍만은 또 최근 머릿속 종양으로 인한 건강이상설에 휩싸여 마음고생을 했고 8일에는 K-1 월드그랑프리 8강전에서 프랑스의 제롬 르 밴너(35)에게 판정패하는 등 최근 난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표도르는 K-1 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는 세미 슐트(34·네덜란드)를 꺾은 적이 있다.

또 ‘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미르코 크로캅(33·크로아티아)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당시에도 크로캅과 난타전을 벌인 뒤 그라운드 기술로 승리를 따내는 등 서서 싸우거나 누워서 싸우는 데 모두 능하다.

가장 큰 차이는 스피드에서 나타난다. 최홍만의 단점인 느린 스피드를 표도르가 충분히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홍만으로서는 씨름에서 다져진 하체 힘을 바탕으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특기인 무릎치기 등을 노려 볼 수 있다.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전망 속에서 예상을 뒤엎고 표도르를 꺾을 경우 그만큼 최홍만의 가치는 높아진다. 최홍만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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